- 전환사채와 비슷하지만, 부채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는 것이 장점
- 부도 위험 떠안고, 수익률 낮은 것이 단점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일정기간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약 3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 의향을 묻는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 4700억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풍력발전기 부품 제조업체인 평산은 산업은행을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26일 투자심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한 바에 따르면 평산의 상환전환우선주는 만기보장 수익률 연 9%에, 매 1년마다 회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은 채 발행된다. 보통주 전환가격은 주당 4만5000원으로 현재 주가 3만7950원보다 19% 높다.
플랜트 및 발전기기 전문업체인 성진지오텍은 지난달 25일 산업은행을 상대로 2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연 3%를 배당하고, 3년 뒤 만기 때 연복리 10%로 상환 청구할 수 있는 조건이다. 1년 뒤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고, 전환가격은 주당 4000원이다. 현재 성진지오텍의 주가는 659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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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전환우선주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일종의 '하이브리드(혼합) 증권'이다.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수익률이 보장되고, 만기에 상환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가 급락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 또 주가가 크게 오를 경우에는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CB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발행한 기업 입장에서는 재무제표에서 부채로 인식되는 CB와 달리 상환전환우선주는 자본으로 인식된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그동안 상환전환우선주는 창업투자사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주로 사용돼왔다. 코스닥의 네오피델리티, 에스앤에스텍 등이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했던 기업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상환전환우선주의 장점 못지 않게 단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IB) 담당 임원은 "상환전환우선주도 채권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기업 부도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는 대가로 수익률이 일반 회사채 금리에 비해 낮게 책정된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