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도 가동률 110%인 공장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4.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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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두산인프라코어 인천 디젤엔진 공장

이 불황에도 가동률 110%인 공장은?


제철소 굴뚝이 즐비한 인천 동구 화수동. 두산인프라코어 디젤엔진 공장에서 생산 업무를 맡고 있는 권회곤 상무는 이달 들어 밤 10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이 없다. 지난달까지 100% 수준이었던 공장 가동률을 최근 110%로 높이면서 눈 코 뜰새 없이 바빠졌다.

추가적인 자재 조달 문제 등을 챙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생산 라인의 경우 하루 평균 2시간 잔업은 기본이고, 토요일 특근까지 하고 있다.



인천 지역을 비롯해 대부분의 공장들이 세계적인 경기침체 탓에 일감이 부족해지면서 가동률을 60∼70%까지 낮추고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의 디젤엔진 공장만은 예외다.

권 상무는 "주변의 공장들을 보면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가동률 110%도 부족하다. 올해 중 가동률을 14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디젤엔진 공장 가동률이 최근 크게 높아진 것은 지난해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4'에 맞게 개발한 엔진이 성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타대우에 납품하는 트럭용 디젤엔진 물량 등이 크게 늘고 있다. 2007년까지도 타타대우가 쓰는 트럭용 디젤엔진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가 납품하는 물량의 비중은 25%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약 50%로 늘었고 올해는 75%까지 증가할 것으로 권 상무는 예상했다. 대만,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도 납품 협의가 밀려들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택적 환원촉매 저감'(SCR) 방식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또 다른 배기가스 저감 기술인 '배기가스 재순환'(EGR) 방식에 비해 출력과 연비 면에서 모두 앞선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처럼 호황을 누릴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권 상무는 "사람과 기술에 투자한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디젤엔진 부문은 매출액의 5%를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동종업계 평균은 약 3%다.

권 상무는 "R&D 투자는 미래에 매출액을 늘리기 위한 발판"이라며 "경제위기로 경쟁자들이 휘청대는 지금이야말로 세계일류로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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