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라응찬-박연차 50억 거래 본격 수사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9.04.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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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CC 대표 등 소환조사

검찰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건넨 50억원의 성격 규명을 위해 권두철 가야컨트리클럽(가야CC)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박 회장 사건에서 또 하나의 의구심으로 남겨져 있는 '라응찬-박연차 50억 거래'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5일 "권 대표와 가야CC 인수를 담당한 신한은행 부장급 간부 1명을 전날 소환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라 회장이 박 회장에게 경남 김해에 있는 가야컨트리클럽 지분 인수 명목으로 맡긴 50억원이 일본인 명의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이 돈의 조성 방법과 흐름을 파악해 왔다.

50억원 중 10억원 가량을 박 회장이 그림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홍 기획관은 최근 "박 회장이 그림 2점을 구입하는데 10억여 원을 사용한 뒤 이 금액을 다시 입금했다"며 "이들 그림은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컨트리클럽에 소장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 돈이 박 회장 계좌에 2년째 그대로 남겨져 있는 점, 박 회장이 자신 명의로 돼 있는 돈인데도 10억원으로 그림을 산 뒤 다시 10억원을 채워 50억원을 계좌에 놔둔 점 등에 의문을 품고 있다.

문제의 50억원이 모종의 로비 대가나 다른 명목으로 건네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1월 라 회장의 아들을 소환조사했다.

이에 대해 홍 기획관은 "라 회장의 아들이 태광실업 계열사인 태진에서 근무했고, 태진의 주식이동 상황을 확인키 위해 소환조사한 것"이라며 "당시 소환은 라 회장과 박 회장의 50억원 거래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돈이 신한지주 (47,700원 ▼450 -0.93%)의 LG카드 인수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지만 당시 매각을 담당한 인사들은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가야CC 지분 인수 명목으로 돈이 오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관련자 조사를 통해 의문이 풀리지 않을 경우 라 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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