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조기회복? '봄날'은 멀었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9.04.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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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연구기관·정부 한목소리로 낙관론 경계

최근 조기 경기 회복론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증시가 반등하는 등 위축된 경기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최소한 올해 하반기는 돼야, 그것도 더디게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된 의견이다.

◇삼성연 "지나친 낙관론 금물"=삼성경제연구소는 15일 '한국 경제 조기 회복설 점검'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경기하강 추세가 내년 6월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 경기 회복론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구소는 우선 현재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급락세가 2월들어 대폭 완화되고 재고조정이 본격화되고는 있지만 경기가 저점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1~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아직까지 외환위기 때인 98년(67.8%)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64.1%에 불과한데다 재고순환선도 -13.2%포인트로 플러스로 전환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재고순환선은 출하증가율과 재고증가율의 격차를 말하는 것으로 경기가 저점 근방에 도달한 후 재고순환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구소는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로 살펴볼때도 선행지수가 올해 1월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점으로 볼때 5개월 후인 6월은 돼야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경제심리지표가 올해 1분기를 전후로 저점을 형성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올해 중반은 돼야 실제 경기가 저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또 신용경색 완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지만 실물경기 침체로 금융권의 손실이 확대되고 금융위기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금융위기가 다시 재발할 수 있는 우려도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 회복의 중대 요소인 미국 경제의 경우도 실물경기와 고용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들어 회복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런 점을 들어 한국 경제는 2분기 말 경기저점에 도달한뒤 하반기부터 'U자'형의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대내외 경제환경의 개선이 조기에 실현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 만큼이나 때이른 낙관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관 한목소리 "회복은 멀었다"=다른 민간 경제연구기관과 정부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금융시장이 반응하고 실물시장에서의 일부 회복세가 있지만 저점은 2분기는 돼야 하고 성장률이 저점을 찍을 지는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저점 이후 회복 속도는 상당히 지지부진할 것으로 본다"면서 "세계경기가 장기침체로 갈 경우 다시 안 좋아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수출시장이 호전되지 않고서는 실제 체감경기가 좋아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굉징히 불안안 상황으로 경기가 조기에 개선된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국회 답변에서 "몇가지 긍정적인 신호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낙관도 비관도 하기 힘든 혼조세"라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경기가 조기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진단은 너무 성급하다"면서 "세계경제가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올해 4분기는 넘어서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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