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사업 확대를 꾀하던 기업들도 공급과잉 상황을 고려해 기존 업체 인수·합병(M&A)으로 눈을 돌리는 등 새로운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았던 폴리실리콘 업계에도 공급과잉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폴리실리콘 사업을 준비 중인 한 대기업 관계자는 "새롭게 공장을 세우는 대신 해외 폴리실리콘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는 이미 감산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미래 성장전략도 신규 증설 대신 해외 M&A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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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2월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브라운 필드(Brown Field) 투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M&A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운 필드' 투자란 새로 공장을 짓는 ‘그린 필드’ 투자와 달리 기존 업체를 사들여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방식을 말한다.
포스코는 그동안 해외에 용광로(고로)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정 회장 취임 후 M&A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중국, 러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낙후된 고로 제철사들이 포스코의 주된 M&A 타깃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지나 10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말쯤이면 해외 M&A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호황을 끝내고 공급과잉에 빠진 조선업계도 M&A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최근 워크아웃이 종료된 C&중공업은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계 기업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매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의향자는 빠르면 이달 중순 C&중공업에 대한 예비실사를 마친 뒤 이행보증금 100억원을 예치할 계획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각 산업별로 얼마나 전략적으로 M&A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지원책을 펴느냐가 공급과잉 해소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