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자산운용, 은행계정대 금리 '충돌'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4.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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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콜금리 밑돌아 역마진" ..자산운용사 "일시적 현상, 두번 인하 안돼"

이 기사는 04월10일(17: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운용하고 남아있는 돈을 은행에 맡길 때 받는 은행계정대 금리(이하 은대금리) 인하여부를 놓고 자산운용사와 은행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다.



시중은행간에 거래되는 콜금리가 은대금리보다 낮아 역마진이 발생하는 등 은행들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커지자 은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이라며 반대했다.

10일 자산운용업계와 자금시장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MMF 담당실무자와 은행권 실무자 10여명이 금융투자협회에 모여 은대금리 조정과 최근 단기자금 시장에 관한 의견과 시각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측은 은대금리가 시중은행 콜금리보다 낮고, 은대로 들어오는 자산운용사 자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 은행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은대금리를 시중은행간 실세콜금리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은대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를 제하고 난 뒤 0.92를 곱해 결정된다. 기준금리가 2.00%이기에 은대금리는 1.61%이다. 그런데 단기 여유자금이 크게 늘면서 시중은행간 콜금리가 은대금리보다 낮은 1.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산운용사는 시중은행에 콜자금으로 돈을 빌려주기보다는 수탁은행에 은대로 맡겨 1.61%를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은행은 수탁계약을 맺으면서 여윳돈 운용이 어려울 경우 은행계정대출로 자금을 보관할 있는 계약을 맺고 있다. 은행들 사이에서는 '은대'가 여윳돈을 잠시 맡기는 수단이 아니라 MMF 수익률을 높이는 운용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10월에 내린 은대금리를 6개월만에 다시 인하하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이전 은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서 0.10%포인트를 뺀 수준의 92%였다. 당시에도 은대금리가 높아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많다는 은행권의 불만이 컸다.

또 자산운용사들은 시중 콜금리가 은대금리보다 낮은 데는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제 회복을 위해 통화당국과 정부의 자금이 크게 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 단기 여유자금이 몰렸지만 최근 수익률이 2.5% 수준으로 낮아졌고, 주가지수 상승·신용위험 둔화 등으로 단기에 고였던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은 단기에 몰려 있는 자금이 다른 투자처를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밝히며 은행간 콜금리가 은대금리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임을 강조했다"며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시간을 두고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은대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반발도 크다는 게 확인된 이상 자금 조정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자금시장 관계자는 "회의에서 은대금리 인하에 대한 실무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은행과 자산운용사간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다"며 "실제 금리인하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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