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S&P500 지수가 코스피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장기간 보여준 상관관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반해 한국 증시의 S&P500 지수에 대한 선행적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2000년 이후 최근까지 0.15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이후에는 0.34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 첫번째 이유는 OECD가 발표하는 주요 아시아 국가 중 한국만이 유일하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4개월 연속 상승해 경기회복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국 통계청이 발표하는 3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상승률도 구성항목 10개 중 5개 이상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돼 추세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셋째, 우리 정부의 신속한 정책 대응 및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등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9년 재정집행 계획 규모를 살펴볼 경우 G20 국가 중에서 5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추경예산안을 포함하면 그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외환위기를 경험한 학습효과와 기업의 체질강화도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위기 이후에 찾아오는 유동성 장세와 구조조정 이후 경기회복, 실적개선에 따른 주가상승의 과실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세계 주식시장의 상승을 선도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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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한국경제의 상대적 매력이 우리 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을 가져왔고, 세계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 최저점 대비 50% 정도 상승했고, 지난 3월초 대비 36%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은 더욱 강해 지난해 최저점 대비 100% 이상 상승했다.
다만 유동성 장세와 함께 경기개선 기대감이 뒷받침되면서 곳곳에서 단기과열 조짐을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가 5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고객예탁금과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그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잉여유동성을 고려하면 지수 고점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유동성 장세의 특성상 기대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높아지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시세순응 투자전략을 견지할 수도 있겠으나 리스크에 대비한 신중함이 겸비되어야 한다. 특히 유동성 장세에서는 기본적 분석보다 기술적 지표를 더 면밀히 살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거래량, 주가차트, 유동성 지표 등에서 나오는 조정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