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검찰 수사에 반격 나서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4.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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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12일 박연차 회장이 자신의 요구로 1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보도와 관련,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을 통해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해 민망스러운 이야기하지 말고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지만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며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며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이라며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라며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이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이지만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이라며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과 언론에 대한 불쾌한 심경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 보도에 대해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한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한 100만달러 외 에 나머지 3억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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