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줄여라" 벼랑끝 철강업계 '특명'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4.13 08:22
글자크기
포스코 (375,000원 ▼500 -0.13%) 등 철강업체들이 원재료 비용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철강 경기 침체로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간신히 모면한 철강업체들 입장에서는 철강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흑자를 지킬 길은 오직 비용 절감뿐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 호주 철광석업체 리오틴토, 브라질 철광석업체 발레 등과 연료탄, 철광석의 연간 장기공급에 대한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포스코 등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감산 등을 고려할 때 철광석 가격이 2007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전년 대비 44∼50% 수준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철광석 공급사들은 일부 중국 철강사들의 증산을 근거로 전년 대비 20%가 넘는 인하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 같은 입장 차이로 인해 철광석 가격 협상은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지난 10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에서 열린 기업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철광석업체보다는 철강사가 역학 관계상 우위에 있다"며 "현재 업황을 볼 때 철광석 가격은 2007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하고,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광석과 함께 용광로에 원료로 들어가는 연료탄에 대한 가격 협상에서 포스코는 더욱 공세적이다.

포스코는 최근 호주의 한 광산업체와의 협상에서 철강 원료탄 가운데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무연탄을 지난해보다 63% 인하된 톤당 90달러의 가격에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료탄 가격 협상은 지난해 대비 평균 60% 정도 인하하는 선에서 마무리짓는 중"이라며 "이달 중 모든 종류의 연료탄에 대해 가격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포스코는 지난 1분기 고가 강점탄의 사용비중을 낮추고, 용광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의 방식을 통해 총 4153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한편 동국제강 (8,000원 ▲50 +0.63%)은 조선, 건설에 쓰이는 후판용 반제품 '슬래브'의 수입가격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국제강은 슬래브를 아르셀로미탈 브라질 공장, 일본 JFE, 호주 블루스코프 스틸 등 해외 철강사들로부터 전량 수입한다. 수입가격은 대개 각 업체들과의 분기별 계약을 통해 결정된다. 현재 톤당 380달러 수준인 슬래브 수입가격을 300달러대 중반으로 낮춘다는 것이 동국제강의 복안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앞으로 6월 선적분에 대한 슬래브 수입가격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수입가격이 떨어지면 새 계약분이 입고되는 8월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24,400원 ▲100 +0.41%)도 전기로 쇳물의 주원료인 철스크랩(고철)의 장기구매 협상에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철스크랩의 쇳물 회수율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 등의 원가절감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