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30조원 써도 성장률 그대로…왜?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4.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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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여건 악화 0.7%포인트 하락
-추경 효과 올해와 내년에 나눠서…올해 0.8%포인트 제고
-11.2조 세입보완, 성장제고 없는 것으로 추정

정부가 30조원에 달하는 '슈퍼추경'을 투입해도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것은 추경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세계경제 등 대외여건이 추가적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추경 집행이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성장률 제고 효과가 올해와 내년에 나눠서 나타나는 것도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지 못한 이유다.

정부는 지난 2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3%에서 마이너스(-) 2%로 대폭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속적으로 하향하는 등 실물경제 위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급격한 경기위축을 보완하고자 조기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추경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경기 침체 심화 등 대외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금융시장이 제때 정상화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왔고 세계경기 회복도 내년이후에나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반영해 IMF는 지난달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0.5%에서 -0.5~-1%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30개 회원국의 성장률을 -4.3%로 하향조정했다.

정부는 세계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0.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경제는 0.6~0.8%포인트 하락한다.



추경이 없다고 가정하면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2%에서 -2.7%로 더 낮아질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정부의 추경 효과도 지난달 24일 추경안을 발표했을 때보다 낮아졌다. 당초 정부는 세출증액 17조7000억원으로 성장률이 1.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규제완화 및 민간투자 확대 등이 보완되면 올해 성장률이 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세출증액이 1.5%포인트 성장촉진 효과가 있을 것이나 정부는 효과가 올해 0.8%포인트, 내년 0.7%포인트로 나눠서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추경이 성장률에 영향이 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정부는 추경 집행률을 2분기 20%로 전제했고 3분기와 4분기 각각 40%로 예상했다.

또 추경에서 세출증액을 뺀 11조2000억원의 세입보완은 추가적인 경기 위축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으나 직접적인 성장제고 효과는 없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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