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무덤덤' 환율, 1200원대 노리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4.0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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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최저치에 근접한 1309.5원에 마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외환시장은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불안 심리에 급등하기는커녕 코스피 지수와 약 반년만의 '랑데부'에 성공할 정도로 하락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종가(1340.5원)보다 31원 내린 1309.5원에 장을 마쳤다. 연중 최저치인 지난 1월 7일(1292.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종가보다 10.5원 내린 13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330.5원에 거래를 마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과 전일 대비 39.51포인트(0.5%) 상승한 8017.59로 마감한 다우지수도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장 초반 낙폭을 줄이며 1330원선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오전 9시 40분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17분에는 1310.1원까지 내려가 같은 시각 1311.47을 기록하던 코스피 지수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후에도 환율은 131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여러 차례 코스피 지수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결국 1310원선 아래에서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하락 재료가 풍부한 상태에서 수급이 달러 매도에 쏠렸고, 북한 로켓 발사 역시 오히려 환율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한국과 해외 증시 모두 상승하고 있는데다 북한 로켓 발사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해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북한의 로켓 발사는 이미 예정돼 있던 이벤트였기 때문에 환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에는 힘이 부족했다"며 "오히려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측면에서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하락세가 계속되자 1300원선이 곧 깨진다는 판단에 일부 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내놓았다"며 "수급까지 달러 매도에 쏠리면서 하락세가 계속됐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자 1200원대 진입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300원선이 뚫리면 기술적으로 1250원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 금융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완료되면 금융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12엔 오른 100.75엔이었고, 달러/유로는 1.355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299.36원, 원/유로 환율은 1774.90원 수준을 보였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연중 최고치를, 원/엔 환율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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