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변수, 우리 경제 파장은?

강기택 기자, 배성민 기자 2009.04.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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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시장전문가들 "대세 지장은 없을 것"

북한이 5일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항시 '북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한국 경제에 미칠 장단기적 영향이 주목된다.

정부와 시장전문가들은 "사태 추이를 더 지켜봐야한다"는 단서를 달면서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대세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심리적인 악영향에 따른 타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와 2002년 2차 북핵 위기, 2006년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 등 북한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실제로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로켓 발사로 불확실성이 사라져 경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 발행 등을 서두르고 있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북한의 추가적인 돌발 행위나 국제사회의 대응에 따른 추가악재가 발생할 경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로켓 발사로 인해 정치적으로 긴박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로켓발사가 예고된 상황에서도 금융시장은 안정돼 왔다"며 "이는 시장에서 북한 리스크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 문제가 터질 때에도 금융시장의 경우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었지만 곧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북한리스크로 인한 학습효과가 있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당일 코스피지수가 32.60 급락했고 환율도 14.8원 급등했다. 당시 국내 투자자들이 심리적 패닉으로 주식을 파는 동안 오히려 외국인들은 주식을 사 들였으며 보름여가 지나면서 주가,환율이 실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었다.

정부는 지난해 외평채 발행 실패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한 요인이 됐지만 이번에는 당시에 비해 외평채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3%대로 내려서는 등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돼 북한발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돌발사태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기한다는 차원에서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지식경제부 등 경제 관련부처 공동으로 비상대책팀을 꾸리고 상황점검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리스크가 비록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라고 해도 외평채 발행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국제 신인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의 시선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환율 등 거시 경제와 증시에 단기적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심각한 상황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영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북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그로 인한 한국시장의 디스카운트가 언급되지만 그 영향은 수일내에 그치는 단기적인 이슈였다"고 밝혔다.

그는 "증시에 충격을 미쳤던 과거의 사례를 봐도 하루, 이틀 동안은 떨어졌지만 결국은 관련 이슈가 잦아들면 제 자리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환 시장 등에 불안심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단기적인 환율 상승 요인에 그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달러화 가치의 방향성에 따라 주된 영향을 받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외화 유동성과 수급 문제에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조휘봉 차장은 "북한 문제가 심리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상승 요인일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중요도 등을 따져볼 때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로켓 발사 조짐이 수주전부터 감지돼 왔고 지난 한주 동안 로켓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도 충격 요인을 완충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사례를 검토하면 지정학적 긴장 조성과 해소과정 중에 단기적이나마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나, 북한 관련 지정학적 이슈가 금융시장의 본질적인 추세에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단기적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긴장이 계속되는 동안 심리적 위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일정 기간 이후 금융시장은 빠르게 정상화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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