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1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키는 것이 자동차 업계 회생에 최선책으로 맘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프리츠 헨더슨 GM 신임 최고경영자(CEO)도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산의 충격은 업계 관련자들 뿐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천문학적 파산 비용을 납세자인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온 미 자동차 업계의 위축 등 미국민 모두가 패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최후 통첩한 오바마 정부가 자동차업계에 요구한 혹독한 변혁을 가속시키려는 채찍질이라는 관점도 없지 않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오른쪽)이 30일(현지시간) 자동차 구조조정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또 부품업체, 판매상(딜러)들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미 정부는 이번달 부품업체 등 자동차업계에 50억 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자금 지원 대상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생산을 계속하는 데 꼭 필요한 일부 부품업체에 국한됐다.
◇ 실업률 치솟고 GDP는 추락= 오바마 정부가 파산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업률이다. 도이체방크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할 경우 100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기존 추정치에 1%포인트가 추가될 전망이다. 도이체방크는 미국의 실업률이 최고 11.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2차 대전 이후 가장 긴 침체의 늪에 빠진 미국 경제의 불황 탈출도 뒤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1.1%포인트를 깍아내렸다.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할 경우 그 결과는 예측불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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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자동차왕국' 지위 상실우려= 한국 일본 등 경쟁사에는 곧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GM, 크라이슬러가 파산해 규모가 축소되면 공급 부족으로 신차 가격은 뛸 수밖에 없다. 또 GMAC등 자동차 할부금융자회사들의 규모도 축소돼 원활한 대출지원도 힘들어진다. 한국의 현대차와 일본의 토요타 등 경쟁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부품업체가 줄도산 하면서 업계 전체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롤스로이스의 톰 퍼브스 CEO는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이 전 자동차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