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파산불사" 100만 실업대란 오나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9.04.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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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왕국 명예 실추·천문학적 파산비용 우려

미국 자동차회사의 '파산' 가능성이 구체화되면서 파산이 가져올 파급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키는 것이 자동차 업계 회생에 최선책으로 맘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프리츠 헨더슨 GM 신임 최고경영자(CEO)도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산의 충격은 업계 관련자들 뿐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천문학적 파산 비용을 납세자인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온 미 자동차 업계의 위축 등 미국민 모두가 패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최후 통첩한 오바마 정부가 자동차업계에 요구한 혹독한 변혁을 가속시키려는 채찍질이라는 관점도 없지 않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오른쪽)이 30일(현지시간) 자동차 구조조정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오른쪽)이 30일(현지시간) 자동차 구조조정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 파산 비용은 국민 몫? = GM 파산에만 450억 달러의 정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공장 폐쇄 등을 마치기 위해 향후 24~30개월간 240억 달러의 구제금융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것만으로도 자동차사들이 요구한 추가 지원금 216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 투자자들의 손실은 차치하더라도 그 부담은 전부 미국민이 져야한다.

또 부품업체, 판매상(딜러)들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미 정부는 이번달 부품업체 등 자동차업계에 50억 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자금 지원 대상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생산을 계속하는 데 꼭 필요한 일부 부품업체에 국한됐다.



GM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품 납품업체들에 220억 달러의 채무를, 크라이슬러는 70억 달러를 각각 지고 있다. 뉴욕 파산전문 변호사인 헤이디 소르비노는 "자동차 대기업이 파산할 경우 이는 분명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 실업률 치솟고 GDP는 추락= 오바마 정부가 파산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업률이다. 도이체방크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할 경우 100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기존 추정치에 1%포인트가 추가될 전망이다. 도이체방크는 미국의 실업률이 최고 11.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2차 대전 이후 가장 긴 침체의 늪에 빠진 미국 경제의 불황 탈출도 뒤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1.1%포인트를 깍아내렸다.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할 경우 그 결과는 예측불허다.


◇ 美 '자동차왕국' 지위 상실우려= 한국 일본 등 경쟁사에는 곧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GM, 크라이슬러가 파산해 규모가 축소되면 공급 부족으로 신차 가격은 뛸 수밖에 없다. 또 GMAC등 자동차 할부금융자회사들의 규모도 축소돼 원활한 대출지원도 힘들어진다. 한국의 현대차와 일본의 토요타 등 경쟁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부품업체가 줄도산 하면서 업계 전체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롤스로이스의 톰 퍼브스 CEO는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이 전 자동차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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