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GM·크라이슬러에 "마지막 기회"

뉴욕=김준형 특파원·김경환 기자 2009.03.3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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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종합)자구안 퇴짜, GM에 60일 시한… 크라이슬러 "피아트와 제휴"

미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한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근본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한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크라이슬러는 이날 정부가 추가지원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피아트와의 제휴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 오바마 "車업계 마지막 기회"...실패시 '구조화된 파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동차 구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 업체들이 사라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면서 "GM과 크라이슬러에게 새롭고 최종적인 시한을 다시 한번 제공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정부 지원 없이도(wards of the state) 살아남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악의 경우 어쩔 수 없이 GM과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킬 것이지만 파산이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GM에게 새로운 구조조정 제출 시한으로 60일을,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 제휴를 맺을 수 있도록 30일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자동차 업체들이 좋지 않은 의사결정을 지속하도록 할 수 없으며, 또 세금이 끊임없이 투입돼 회생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동차 업체들이 제출할 계획이 충분치 못할 경우 '구조화된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부채를 청산하는데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 파산 절차가 회사를 분리하는 것보다 오래된 부채 청산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 GM, 60일간 운영자금 지원



오바마 행정부는 GM이 계획을 마련하는 향후 60일동안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게 충분한 운영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 태스크포스팀이 GM과 더 나은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는 GM을 직접 운영할 의도나 관심이 없다"면서 "오직 관심이 있는 것은 GM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지원을 위해서는 채권자, 주주, 직원 등 이해당사자들이 더 큰 희생을 할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지금까지 134억 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추가로 166억 달러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왜고너의 뒤를 이어 프리츠 핸더슨 GM 사장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임시 CEO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미 정부는 자동차업계에 대한 지원계획 발표를 앞두고 GM의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 왜고너 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 크라이슬러, '피아트와 제휴' 발표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다. 새로운 파트너가 없이는 정부의 자금지원으로도 살아남기 힘들다는게 최종적인 결론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크라이슬러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크라이슬러가 요구한 60억달러의 추가자금 지원 여부는 피아트와의 합의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발표 직후 크라이슬러는 이날 오후 이탈리아 피아트,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 글로벌 제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이사진은 이날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은 이날 합의사실을 알리는 성명에서 "정부의 자동차 태스크포스와 업계 및 금융전문가들이 이같은 중대한 진전을 달성할수 있도록 조언해준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지원여부를 최종결정할) 30일동안 고객과 딜러, 부품업체, 직원들은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됐음을 환신한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세부 제휴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며 "아직 추가적인 해결해야할 장애물이 있지만 피아트, 미국 재무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피아트는 소형차 기술을 크라이슬러에 전수해주는 대가로 지분 35%를 얻기로 했다.

새로운 제휴에 따르면 피아트는 초기에는 크라이슬러 지분 35% 미만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국 정부 자금을 갚기 전까지 지분이 49%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와 최종적으로 제휴 협상을 완결할 경우, 정부의 추가지원을 받아 파산을 모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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