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 애널리스트 규제 효과

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009.03.3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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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 애널리스트 규제 효과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의 매입 또는 매도 추천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1993~2003년 적극 매수로 투자등급을 변경한 주식을 매입한 경우 투자자들은 연평균 8.2%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Agrawal and Chen, 2008, 'Do Analyst Conflicts Matter? Evidence from Stock Recommendation',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언제나 애널리스트가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존 연구들은 애널리스트가 속한 금융기관의 영업전략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종목추천이 왜곡될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예컨대 애널리스트가 속한 금융기관이 기업의 주식상장 또는 합병 등을 주선하는 투자은행업무를 한 경우 해당 애널리스트가 동 기업의 주식을 보다 우호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3년 이전 애널리스트의 종목추천을 분석한 미국 사례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전체 수입 중 투자은행 업무에 따른 수입비중이 높을수록 소속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주식에 대한 평가가 보다 우호적인 경향이 있었으며 (Agrawal and Chen, 위의 자료) 투자은행 업무를 한 금융기관의 매입 추천 종목의 수익률이 독립적인 기관의 매입 추천 종목의 수익률에 비해 연 8%포인트가량 낮게 나타났습니다. (Barber, Lehavy, and Trueman, 2007, 'Comparing the Stock Recommendation Performance of Investment Banks and Independent Research Firm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금융기관이 펀드를 운용할 경우 펀드에 포함되어 있는 주식에 대해 동 금융기관 소속 애널리스트가 보다 우호적으로 평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Mola and Guidolin, 'Affiliated Mutual Funds and Analyst Optimism',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게재 예정)

실제로 미국에서는 2001년 검찰의 수사 등으로 애널리스트의 종목 추천이 소속 금융기관의 투자은행 업무 수행 여부에 따라 왜곡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판명되었고 이에 따라 동일 금융기관에서 투자은행 업무와 애널리스트들의 종목 추천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규제조치들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애널리스트들의 이해상충 완화를 위한 규제 도입이 효과적이었을까요.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대체로 규제 도입의 목적이 달성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규제 도입 이후인 2002년 이후에는 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한 금융기관과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의 애널리스트간 종목추천에 큰 차이가 없으며(Kadan, Madureira, Wang, and Zach, 'Conflict of Interest and Stock Recommendations: The Effects of the Global Settlement and Related Regulations', Review of Financial Studies 게재예정)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에 소속된 애널리스트들이 그렇지 않은 애널리스트들보다 오히려 종목 추천을 까다롭게 하는 경향까지 보였기 때문입니다. (Mola and Guidolin, 위의 자료)


규제의 실패가 현재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한 큰 원인의 하나로 언급되는 이때 금융시장의 문제를 적절한 규제를 통해 해결한 이러한 성공사례를 상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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