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전환…'빛좋은 개살구'?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9.03.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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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경상수지, '롤러코스터 현상'

-수출 감소세보다 수입 감소세 더 커...수출용 수입 큰 폭 감소
-경상수지 흑자...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엔화 강세로 일본인 관광 급증...여행수지 흑자 확대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3월 위기설'이 잦아듦과 동시에 2월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성장 버팀목인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1월말과 2월중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경상수지는 원/달러 환율 변화 등에 따라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롤러코스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달 5개월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던 자본수지는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 순매도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불황형 흑자, 빛 좋은 개살구(?)= 경상수지는 비록 지난해 10월 47억5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이는 수출감소보다 수입감소가 더 컸기 때문이다.



2월중 경상수지도 마찬가지. 수출은 지난해 2월에 비해 18.3% 줄었지만 수입은 무려 30.9%나 감소했다. 수출 감소율이 전달 34.2%에서 2월에 크게 줄어든 것은 주로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 따른 것이다.
ⓒ자료: 한국은행ⓒ자료: 한국은행


원/달러 환율은 1월에 평균 1354.68원에서 2월 평균 1440.19원으로 크게 뛰었다.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긍정효과로 이어졌다.

실제 중화학공업제품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율은 1월 34.8%에서 17.2%로 크게 줄었다. 철강제품도 26.2%에서 19.3%로, 전기전자제품은 37.2%에서 21.4%로 감소율이 크게 낮아졌다.

가전제품(-42.3%→-30.0%) 반도체(-44.9%→-37.8%) 승용차(-56.3→-34.2%) 등의 수출 감소율도 감소했고 특히 선박은 1월 15.7% 증가에서 47.3%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비해 수입은 전달 -31.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원자재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30.3% 줄었고 자본재(-23.7%), 소비재(-28.2%) 등이었다.

특히, 수출을 위해 필요한 원자재 등의 수입 증감률이 전년동월대비 -38.8%로 내수용 수입감소율 -25.7%을 크게 웃돌았다. 전달 각각 -40%, -25.8%를 기록했는데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경기침체, 내수부진 등에 따라 기업들이 미래 수출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등을 축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2월중 경상수지 흑자도 대표적인 '불황형 흑자'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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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효과, 여행·경상이전수지 개선= 엔화 강세에 따라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한 반면 2월중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유학연수 및 일반여행 지급이 줄면서 여행수지의 흑자규모가 3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지난해 9월 3억9000만달러 적자에서 10월(5억달러) 11월(4억2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12월에 다시 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었다.

2월중 계절적 요인으로 특허권 사용료 지급이 전달 3억2000만달러에서 4억7000만달러로 늘어 기타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가 전달 11억7000만달러에서 12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월중 12억달러 적자를 기록, 전년 동기(43억9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2월중 경상이전수지도 원/달러 환율 급등에 힘입어 대외송금수지가 확대되면서 흑자규모가 전달 2억5000만달러에서 5억달러로 배로 늘었다.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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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도로 전환= 2월에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순회수 규모가 전달보다 늘었지만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순유출로 전환됨에 따라 순유입 규모가 크게 줄었다.

외국인의 지분증권(주식) 투자는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대규모 순유출을 이어갔지만 12월(4억8000만달러)과 올 1월(4억2000만달러)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3달 만에 다시 순유출로 전환했다.



부채성증권(채권)의 경우 지난해 12월까지 4달 연속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한 뒤 올 1월 43억3000만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지만 상승세가 한달 만에 꺽이며 9억5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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