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 해외펀드 투자자 '간담 서늘'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9.03.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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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출형, 주가상승 불구 환율급락에 손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트처럼 급등락하면서 해외주식펀드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러강세에 웃던 환노출형 해외주식펀드 투자자들은 폭락하는 환율에 울상이 된 반면 환헤지형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이후 원/달러 환율이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2일까지 환노출형 해외주식펀드(순자산 100억원 이상, 60개)의 평균수익률은 5.16%였다. 이에 반해 환헤지형(220개)은 -7.24%로 저조했다. 이 기간 환율은 1321원에서 1570.3원으로 무려 24.68% 상승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거침없이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부터 25일까지 13.20%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환노출형 해외주식펀드의 평균수익률은 0.79%에 그쳤지만 환헤지형은 11.25%를 기록, 10%이상의 초과 성과를 올렸다.

널뛰는 환율, 해외펀드 투자자 '간담 서늘'


펀드별 성과는 더욱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같은 운용사의 펀드라고 해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은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오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환헤지형 중국본토펀드인 ‘미래에셋China A Share주식형자 1(H)CLASS-F’는 환율 하락기 동안 5.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환노출형인 ‘미래에셋China A Share주식형자 1(UH)CLASS-F’는 -7.42%의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이 기간 중국 상해A증시는 9% 가량 상승했지만 환노출형 펀드는 환율 폭락으로 주가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손실까지 본 셈이다.

이에 따라 두 펀드의 설정이후 수익률은 역전이 됐다. 지난 2월2일 설정된 이후 환노출형 수익률이 크게 앞서갔지만 얼마 전부터는 환헤지형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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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매니저는 "최근 환율이 단기간 급격히 하락하면서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해외주식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던 환헤지형 해외주식펀드에서는 환매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환율 폭락에 놀란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더 까먹기 전에 서둘러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해외주식펀드 중 연초이후 수익률이 가장 우수한 PCA자산운용의 ‘PCA China Dragon A Share주식펀드’는 이달들어 8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환율이 단기가 급락했지만 앞으로는 1300원대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환율 변수가 어느 정도 사라진 만큼 성급히 환매를 결정짓기 보다는 투자국가의 주가 움직임을 분석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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