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30원대 진입… 바닥은 어디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3.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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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상승에 환율, 32.5원↓..1330.5원

-연중 최저치에 바짝 다가서
-네고 물량 및 손절매 물량도 거들어
-다음 저항선, 1300원? 1330원?


환율 1330원대 진입… 바닥은 어디


강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1380원 지지선이 예상보다 쉽게 무너지자 원/달러 환율은 거침없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일 장 마감 전 10분 동안 대규모 매도가 몰리며 약 20원 떨어진데 이어 26일에도 30원 넘게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363원)보다 32.5원 내린 133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저치인 지난 1월 7일(1292.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 하락의 일등 공신은 코스피 지수였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타며 1240선을 넘어서자 환율은 4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화답했다. 코스피 지수는 5일 연속 상승하며 전일 대비 14.78(1.2%) 오른 1243.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원 하락한 1358원에 장을 시작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 종가는 1358.5원이었다.

장 초반 환율 움직임은 보합세를 이어갔다. 9시 10분경 한때 134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내 밀려온 반발 매수에 1350원선을 중심으로 횡보하기 시작했다.

환율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오전 10시경, 코스피 지수가 상승 반전하면서부터다. 이후 환율은 1350원선에 이어 1340원선까지 뚫으며 하락 곡선을 그렸다.


오후에 들어서면서 1350원선 가까이 상승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마감 직전 매도 물량이 밀리면서 결국 1330원선에 바짝 다가선 채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환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코스피 지수 상승에 따른 주식시장 수요 △일부 업체들의 네고 물량 △25일부터 이어져온 손절매 물량 등을 꼽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반발 매수세 등에 의해 억눌려있던 하락 재료들이 1380원 지지선이 무너지자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경제 지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어 환율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진데다 하락 추세를 전망한 달러 매도세가 나오면서 환율이 하락했다"며 "여기에 긴축통화 논쟁도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확대해 글로벌 통화로 삼자는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에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한때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답했고, 이 발언은 글로벌 달러 약세 심리에 기름을 끼얹었다.



1380원에 존재했던 저항선이 하향 돌파를 시도한 지 1주일도 못돼 무너지자 다음 저항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는 1330원선이 당분간 지켜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다른 일부는 1320원선까지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300원대 초반까지는 저항선 없이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당분간 1200원대 진입은 쉽지 않고, 반대로 1380원대 이상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많지 않다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동의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환율 급락으로 위기설에 의한 일시적 상승분은 충분히 상쇄됐다"며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안정적인 달러화 확보 및 국제 금융 위기의 안정세가 전제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3원 오른 97.81엔이었고, 달러/유로 환율은 1.3586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60.85원, 원/유로 환율은 1807.62원 수준을 보였다. 특히 원/엔 환율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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