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했던 팬택·삼보의 '화려한 컴백'

성연광 송정렬 기자 2009.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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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영업익 2천억… 삼보 '루온' 애플 제쳐

추락했던 팬택·삼보의 '화려한 컴백'


추락했던 팬택·삼보의 '화려한 컴백'
상당수의 기업들은 법정관리나 기업개선작업에 들어서면 회생하지 못하고 주저앉지만, 일부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화려하게 재기하곤 한다.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팬택과 삼보컴퓨터가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재기에 성공한 대표 기업들이다.

창업 15년만에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대기업 반열에 올랐던 팬택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06년. 무리한 외형성장은 자금난을 가져왔고, 자금난에 빠진 팬택은 늘어나는 재고부담으로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들었다. 결국 팬택은 2007년 4월 19일자로 기업개선작업을 개시했다.



그로부터 2년이 채 흐르지 않은 지금, 팬택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원대 고지에 다시 올라서면서 영업이익도 4년만에 2000억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바닥까지 추락했던 팬택이 2년도 안돼 이렇게 재기하게 된 비결을 묻자, 팬택 관계자는 "정말 버릴 것은 아낌없이 다 버리고,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털어놓는다.

'모든 것을 버렸다'는 팬택 관계자의 말처럼, 팬택은 지난 2년동안 22개에 달하는 해외지사를 미국과 멕시코, 일본 등 달랑 3곳만 남기고 모두 철수했다. 독자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욕심'도 버렸다. 심지어 '팬택'이라는 회사명도 버리고 '스카이'라는 브랜드로 제품마케팅을 하는데 몰두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해외법인을 통한 독자판매망을 구축하는 대신 해외 유력 이통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했고, '스카이' 히트폰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팬택 관계자는 "토요일까지 반납하며 일에 매달린 CEO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땀의 결과물"이라며 "그러나 올해 경기상황이 나빠지고 있어서 긴장감을 늦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아직 기업개선작업중인 팬택과 달리, 지난해 1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삼보컴퓨터도 최근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비 33% 늘어난 3663억원. 지난해 상반기는 데스크톱PC 부문에서 LG전자를 제치고 시장2위에 등극하는데 이어, 경기불황이 본격화되는 올해도 매출액이 매월 꾸준히 늘고 있다. 2월 매출액은 460억원이었는데, 3월에는 500억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미국시장에 시판하기 시작한 일체형PC '루온'은 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온라인몰과 월마트 온라인몰에서 애플 아이맥을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 제품으로 등극했다.


팬택처럼 삼보 역시 성공비결은 '선택과 집중'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컴퓨터 전문브랜드의 이미지를 다시금 다졌던 것이 제대로 먹혔던 것이다. 차별화된 제품전략도 성공했지만, 무엇보다 '고객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삼보컴퓨터의 자평이다. 업계 최초로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여성고객 전담서비스, 4시간 이내 수리완료 등을 실시하면서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과거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밑천삼아 재기의 신화를 다시금 쓰고 있는 팬택과 삼보. 전세계에 몰아닥친 최악의 경기불황 파고도 한 단계 '견고해진' 이 업체들의 상승세는 가로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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