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품의 효용성은 무엇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나의 투자 바구니에 담아낼 것인지, 담는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기는 언제일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우선 달러로 표시되는 유가와 금은 본질 가치 유지를 위해 달러가치 하락시 그만큼 가격 상승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켜낸다. 반대로 달러가치 상승은 금과 원유 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물론 이는 상품 전반에 관한 일이기도 해, 달러화 약세 시기에는 달러표시 통화로 투자되는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러다 두 상품은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여준다. 금은 다른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과는 달리 자신만의 고유가치를 지닌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처럼 지역적 특성에 영향 받지 않으며, 특정 국가의 신용도라든지 전쟁, 사회혼란 등으로 화폐가치가 폭락하는 경우에도 금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불안정한 경제구조하에서는 안전자산으로의 회피현상으로 금의 ‘안전자산 프리미엄’은 더욱 치솟게 된다. 최근의 물가하락 기조하에서도 최고치를 기록하는 금값은 이러한 현상에 기인한다. 따라서 이분법적으로 대비시킨다면 금값은 경기침체를 반영하고 반대로 유가는 경기회복을 반영하게 된다. 유가는 기본적으로 경기와 함께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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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이렇다. 금과 유가 모두 달러약세에 수혜를 받으며, 인플레이션 방어기능을 발휘한다. 단 금은 위기시에 가치가 더욱 빛나며 반대로 경기가 정상화되는 국면에서는 그 프리미엄을 잃게 된다. 만일 그 프리미엄이 지나쳤다면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가 상승한다 해도 가격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금의 경기 국면은 어떠한가? 침체의 연장일수도 있고 희미하나마 유동성을 바탕으로 회복의 기대도 꿈틀거리고 있다. 후자의 판단이 강해질수록 유가의 판정승이 예상되는 국면이다.
경기회복 시기와 맞물려 향후 수익자산으로서의 양자간의 우월이 결정되겠으나, 경기논의를 제외한다면 두 자산 모두 전통적인 유가증권인 주식, 채권 및 부동산과 상관관계가 매우 낮아 위험분산용 투자자산으로서의 자질은 매우 훌륭하다(-0.1~+0.3).
투자대상으로 일정부분 담는다면 이론적으로는 같은 수익을 내면서도 전반적인 위험은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다만 금, 원유 모두 공급이 유한하여 가격이 오른다는 스토리는 마지막 투기 고조 국면에서나 갖다 붙일 수 있는 얘기지 결국은 고갈된다는 논리를 가지고 앞당겨 가격을 올리는 상황을 상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제 날씨 정보처럼 자주 접하는 유가, 금값을 일반의 투자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다. 만일 머지않아 글로벌경기가 회복된다면 경기회복기대에 따른 수요증대, 이어질 달러약세, 안전자산 가치 감소 등을 이유로 유가 상품의 매력도가 타상품들을 크게 앞서지 않을까 싶다.
물론 침체가 지속된다면 그때까지는 여전히 금 상품의 판정승이다. 그리고 훗날 경기가 회복되고 다시 안정국면에 들어섰을 때는 두 상품 모두 인플레와 달러약세에 대해 방어력이라는 본연의 성격을 바탕으로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잡아가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필자가 생각하는 미래 유망군은 중국과 해운업종과 유가이다. 아마 이들 셋은 같이 패턴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공히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국, 수혜업종, 수혜상품이면서 현재의 모습에 크게 눌려있는 투자대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