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지는 최근호에서 "현재 미국은 '절약의 역설'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소비자들이 저축을 중단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절약이 오히려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의 미덕이 다시 필요한 시기라는 것.
항상 손님들로 북적였던 록펠러센터의 레스토랑들과 가게들도 개점 휴업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달러 강세로 뉴욕에는 관광객들마저 줄어들었다.
눈먼 돈을 훔치는 도박 산업도 휘청이기는 마찬가지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은 지난 1월 고객들의 도박 자금이 전년 동기보다 14.6%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 아리안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극도로 소비를 꺼리는 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지금 세계는 '소유의 시대'에서 '근검절약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허드슨시티뱅코프의 로널드 허먼스 CEO는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들마저 위험 기피 현상에 따라 소비하지 않고 자금을 은행에 묻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지난 1월 가처분소득의 5%를 저축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분기 0.4%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7년 중반 이후 13조달러의 가계부가 증발했다. 사람들이 돈을 쌓아두고 소비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저축과 근검절약에서 벗어나 지갑을 열고 소비에 나서야 한다. 또 기업들 역시 자금을 풀어 투자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70%가 소비에서 나오기 때문에 소비에 나서야 경제가 다시 살 수 있다는 것.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사람들이 저축하면 부를 모을 수 있지만, 모든 이들이 저축에 나선다면 경제 활동은 감소하고 결국 경제는 불황을 맞는다"고 지적하며 이를 '절약의 역설'이라고 일컬었다. 이 같은 '절약의 역설'이 이제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뉴스위크는 씨티그룹의 주식과 마이애미의 콘도에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경제 활력을 위해서는 새로운 회사를 신설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저축에 따른 자본 보유고 증강은 초기 회복에는 도움을 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쌓여진 자금은 오히려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