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수주전 '후끈'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03.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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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수주 올인…파격조건 제시 잇따라

대형건설사들이 단순 분양사업 수주를 전면 중단하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반분양물량이 적고 안정적인 조합원물량이 확보된 재개발·재건축을 위주로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짜고 있는 것.

그러나 수주전이 격화되면서 무이자 이주비 대출을 경쟁사보다 적게는 5000만원 높이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잔금 납부 때 함께 내도록 하는 등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파격제안을 내놓고 있어 과열경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서울·경기·인천에 대형사 총출동

올들어 가장 많은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수주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인천 숭의5구역(550가구)ㆍ부평2구역(1214가구) 재개발과 북아현 1-1구역(1004가구) 재개발 등 3곳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어 대우건설이 개봉1구역 재건축(911가구)와 신림3구역 재개발(418가구), 롯데건설이 파주 새말지역 재개발(1800가구)과 인천 숭의3구역 재개발(628가구) 등 2건씩을 수주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미아9-1구역 재건축(896가구), SK건설이 수색9구역 재개발(668가구) 등 각각 1곳에서 시공권을 따냈다.

또한 다음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수색7구역 재개발에는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코오롱건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수색4구역 재개발, 인천 청천2구역 재개발, 상계4구역 재개발, 남서울 한양 재건축, 거여2-2구역 재개발, 홍은1구역 도심재개발, 묵1구역 재건축, 석관1구역 재건축, 인덕마을 재건축, 구리 수택1구역 재건축 등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올들어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은 대부분 대형건설사들이 시공권을 꿰찼고, 입찰을 앞두고 있는 사업장도 대부분 대형건설사들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는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할 때 시공능력순위 20위권의 대형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지명경쟁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의 특성상 이주비 대출 등을 위해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건설사들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수주전 '후끈'


◇파격제안 경쟁, 과열 우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신규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반 분양사업의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부동산규제가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경기 침체로 실수요자들의 투지여력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일반분양 물량이 많을수록 미분양 물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재개발ㆍ재건축은 조합원 분양분이라는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입지도 우수한 곳이 많아 미분양 리스크도 적다는 평가다. 실제 대우건설이 이달 초 분양한 용산 효창파크 푸르지오는 1순위에서 최고 19.62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대형건설사들의 수주전이 과열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벌어진 수주전에서 일부 건설사들은 공사비를 깎는 것은 기본이고 경쟁사들이 제시한 평균 무이자 이주비보다 5000만~7000만원을 초과해 제시하고 있다. 또 무상으로 지원하는 이사비용도 평균보다 200만원을 초과해 제안하는 한편 조합원들의 금융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잔금 납부때 동시에 내도록 하는 등의 파격제안까지 내놓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이 과열양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사업장마다 경쟁사들과 페어플레이를 할 것을 다짐하고 있지만 잘 지켜질 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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