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회장 "㈜두산 대표, 주총 끝나봐야"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3.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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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KAI 매각, 아직 여건 안 된다"

박용만회장 "㈜두산 대표, 주총 끝나봐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사진)은 13일 지주회사 ㈜두산의 대표이사를 맡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주주총회가 끝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카싯 피롬 태국 외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 앞서 기자와 만나 "(대표이사 선임 여부는) 주주들께서 허락해주셔야 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고 박두병 선대회장의 5남으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두산의 대표이사를 맡을 경우, 두산그룹 회장을 맡게 될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4남)을 보좌하는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현 회장은 그룹을 대표하면서 총괄 지휘하고 박용만 회장은 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실무 지휘하는 방식이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주총 직후 이사회에서 박용현 회장이 ㈜두산의 이사회 의장을, 박용만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두산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7일 열릴 주총에서 박용성 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현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17,960원 ▼750 -4.01%) 사장 등 오너 일가 3명을 동시에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키로 결의했다. 박용만 회장은 현재 ㈜두산의 상임이사로 재임 중이며 아직 임기가 남아있다.

이사회의 추천대로 주총에서 의결되면 ㈜두산의 이사회는 오너 일가 5명과 이 부회장, 임기가 남아있는 제임스 비모스키 이사를 포함해 총 7명의 상임이사와 8명의 사외이사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두산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는 주총 뒤 열릴 이사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두산은 주총을 통해 확정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빠르면 이달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전환을 신청할 예정이다. ㈜두산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 대비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이 58%로 지주회사 요건인 '50% 이상'을 충족했다. 공정위의 승인이 내려지면 두산그룹은 즉시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하게 된다.


한편 박 회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설과 관련, "아직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며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KAI 지분은 산업은행이 30.5%를, 현대차 삼성테크윈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20.5%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이 KAI에 대해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KAI 매각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과 관련, 향후 가격협상 등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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