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살린 '한은', 다우 살린 '씨티'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3.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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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외화유동성 공급중단… 씨티 "실적회복"

10일 우리 증시와 미국 증시의 공통점은 금융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촉매제는 한국은행과 씨티그룹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1000선 붕괴의 우려는 거의 씻어 버리게 됐고 다우지수는 70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한은이 살리고 다우지수는 씨티가 살린 셈이다.

한국은행은 10일 오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가용성 논란에 대한 설명'을 통해 "국내은행에 외화자금이 공급되면 즉시 외환보유액에서 제외되고, 상환되면 외환보유액에 산입되므로 한은이 매월 발표하는 외환보유액은 전액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외신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외환보유액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



한은은 이어 시중 은행에 대한 외화 유동성 공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시중은행들이 한은의 도움 없이 외화 차입을 하도록 하는 독려의 의미도 있었지만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화대출 중단은 환율 상승요인이었으나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급락했다"며 "실제 외화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며 2분기부터 환율의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급락은 은행주들의 급등을 불러왔다. 저가 매수세와 미국 정부의 씨티그룹 추가지원설 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금융주들은 환율이 급락하면서 급등으로 돌아섰다.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우리금융(14.80%), KB금융(12.10%), 신한지주(9.62%) 기업은행(9.33%) 등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금융주들의 급등으로 코스피지수는 장중 최고가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코스피지수의 상승이 한은에서 출발했다면 뉴욕 증시의 급등은 씨티그룹에서 출발했다. 씨티그룹은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1년만에 가장 좋은 분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1~2월 수익을 올렸고, 상각 이전 190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메모 내용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다우지수는 급등세를 탔다. 불안해 보이기만 하던 씨티그룹이 예상과 달리 실적이 괜찮다는 소식은 호재에 목말라 있던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특히 씨티그룹발 뉴욕 증시의 급등은 다시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애타게 기다려왔던 뉴욕 증시의 급등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재차 하락하며 1400원대로 떨어져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멈췄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의 금융주들은 10일에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리 급등한 영향으로 상승폭은 전일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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