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억~10억弗 외평채 발행 추진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9.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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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발행금리 결정…성공여부 미지수

 정부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5억~1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은행과 공기업이 해외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금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3일까지 외평채 발행을 위한 서류작업을 마친 뒤 16일부터 공모작업에 들어가 20일 발행금리를 최종 결정(프라이싱)할 계획이다. 재정부는 외평채 발행에 앞서 런던에서 투자설명회(IR)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올해 60억달러의 외평채 발행 한도를 국회에서 승인 받고 외평채 조기 발행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이와 관련, 허경욱 재정 1차관은 지난달 26일 "60억 달러 규모면 채권을 두 번 정도 발행해야 한다"며 "여건이 되면 상반기 중에 한번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에 외평채 발행에 나선 것은 해외차입을 위한 기준금리를 제시해 은행이나 공기업 등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차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지급 보증을 활용한 은행의 해외 차입과 공기업의 해외 채권 발행을 독려한다는 의미도 있다.



 정부는 그동안 외화유동성 확충을 위해 시중은행과 공기업의 해외 차입을 권장해왔으며 한국전력과 한국석유공사 등 주요 공기업은 올해 해외에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100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외평채 발행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높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요구하자 발행을 취소했다.

 5년만기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3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4.65%포인트까지 치솟은 것 역시 정부에는 부담이다. 이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CDS 프리미엄이 한때 7%포인트에 육박했던 지난해 10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번 외평채 발행의 성공 여부도 관건은 금리가 될 전망이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CDS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외평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시중은행이나 공기업이 외화를 조달하기 위한 길을 터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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