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우체국, 7천만원 보이스피싱 피했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09.03.04 14:15
글자크기
우체국 직원이 순간적인 기지로 7000만원에 달하는 전화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지난 3일 이모씨(75)는 남편과 함께 정기예금 7000만원을 해약하고 인출하려고 홍천군 양덕원 우체국을 찾았다.

이씨 부부를 맞은 오선숙 직원은 만기가 남은 고액의 정기예금을 중도 해약하려는 것이 의아하게 생각해 그 이유를 물었고 이씨는 "카드가 잘못 발급돼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는 전화를 받아 계좌이체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과 검찰 직원이라면서 안전한 계좌로 옮기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선숙 직원은 경찰과 검찰 직원을 사칭한 전화사기임을 직감하고 최근의 금융사기 피해 사례를 이씨 부부에게 설명한 후 계좌를 이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씨 부부는 그때서야 전화사기에 당한 것을 알고 서둘러 거래를 정지했다.

이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잇달아 전화를 걸어 계좌이체를 해야 안전하다고 말해 시키는 대로 했다"며 "우체국직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7000만원을 날릴 뻔 했다"고 밝혔다.



오선숙씨는 "만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고액을 중도 해약하는 것이 의심스러웠다"며 "다행히 거래가 되지 않아 고객의 소중한 돈을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엔 서울성동우체국에서 고객이 4200만원 상당의 정기예금을 해약해 송금하려다 우체국 직원의 확인으로 피해를 막았다. 지난달엔 서대전우체국에서 부정계좌를 사용한 전화사기 용의자를 붙잡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화사기 피해예방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체국 창구는 물론 우편물 운송차량에 주의 안내문을 게시하고 우체국 CD/ATM기 메인화면에 보이스피싱 경고 화면을 게시하고 있다.


집배원을 통해 집집마다 안내전단을 배포하고 전화기에도 전화금융사기 주의를 담은 스티커를 붙여주는 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전화사기는 그 수법을 달리하며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경찰 금융기관 개인고객 등의 요청으로 우체국 예금계좌를 지급정지했거나 지급정지했다가 해제한 건수는 지난해 3695건으로 2007년 1210건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지급정지 계좌는 대부분 전화사기 피해를 입었거나 당할 뻔했던 계좌들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