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현대차의 무한질주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9.03.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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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상승 '긍정적'… 외국인은 지난달 16일부터 매도행진

현대차의 드라이브가 남다르다.

현대차 (246,000원 ▲9,000 +3.80%) 주가는 장 중 코스피지수 1000포인트가 붕괴됐던 3일 4.36% 올랐고, 환율 불안에 여전히 방향성을 못잡고 있는 4일에도 오전 1% 넘는 상승세로 출발해 보합권이다.

2월 이후 현대차 주가는 4% 상승해 코스피수익률(-12%)을 훨씬 웃돌고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대차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미국 빅3는 파산직전 상태고, 일본업체도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쟁사의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안정성을 보유한 현대차의 위상 강화는 분명해 보인다.



현대차의 글로벌 점유율 상승은 실제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2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1.3%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전년동월 대비 1.5% 감소한 3만621대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점유율은 전월 3.7%에 이어 2월 4.4%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역사상 최고치다.

경쟁사별로는 전년동월대비 포드가 49%, 도요타가 40%, GM이 53%, 혼다가
38%, 폭스바겐이 20% 각각 감소했다.


중국과 인도시장 판매도 호조세다. 현대차의 2월 중국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72.3% , 인도 내수 판매는 47.4% 각각 늘었다.

채희근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화약세와 중소형차종 강점을 무기로 한 현대차의 선전이 단연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도요타 등 일본 경쟁사의 위기도 기회요인이다.

도요타의 미국 할부금융사인 도요타크레딧은 향후 2년간 483억달러의 차입금 상환이 예정된 반면 이 기간 현금유입은 330억달러로 전망돼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말 대규모 무이자할부로 공격적 영업을 했던 일본업체가 올 들어 자금난으로 마케팅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여기에 엔고를 반영해 가격을 올리면서 현대차와의 주요 차종 가격차는 10% 이상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황기 소비자들은 보수화되고 소비불안지수는 높아져, 저렴하고 인지도가 높은 상품을 찾는다"며 "현대차의 최근 돋보이는 판매성과로 언론노출 많아지고 이것이 다시 브랜도 인지도 제고를 통해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쟁사의 위기-현대차 인지도 제고-현대차 점유율 상승-현대차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는 이제 시작 단계다.

여기에 글로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선순환의 마지막 고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1월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23%나 줄어 시장 예상(-10%)을 훨씬 뛰어넘었다. 현대차의 완성차 수출량은 2월에 전년비 24.2% 감소했다.

한금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3월에도 2월 수준으로 수출이 감소한다면, 현대차의 1분기 달러자산 순유입액은 기존 추정치 12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하락해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효과도 축소될 것"이라며 "현재의 높은 재고수준을 감안할 때, 한동안 수출량을 증가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도 껄끄럽다.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현대차를 계속 내다팔고 있다. 지난주에만 821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포스코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았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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