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최종담판 결렬…직권상정 수순 돌입

심재현 기자 2009.03.01 22:38
글자크기

'삼일절 충돌' 한나라당 로텐더홀 점거…차명진·서갑원 의원 부상

여야 정치권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하루 전날인 1일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하루 종일 각종 채널을 통해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밤늦게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결단'에 따라 쟁점법안 처리 여부가 결판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희태·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양당 지도부는 이날 밤 9시40분까지 3차례 담판을 벌였지만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련법에 걸려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박 대표는 회담 직후 "쟁점은 미디어관련법안의 처리시한을 못박을지 않을지 한가지로 좁혀졌다"며 "처리시한을 분명하게 못박자고 했는데 민주당은 처리시한을 못박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더이상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내일 만나겠지만 더이상 양보는 없다"고 부연했다.



박 대표는 특히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해주면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지분을 0%로 하는 수정안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정 대표는 "미디어법은 여야간 이견이 많으니 경제법안을 처리하고 미디어법은 차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답변이 없다"며 "경제법안은 오늘부터라도 여야정이 협의하고 내일 상임위 통과하면 모레 본회의 통과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 60여명은 이날 저녁 8시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김형오 국회의장의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점거농성에 항의하는 민주당 당직자 50여명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친 몸싸움을 벌이면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과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다쳐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점거농성 돌입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레(3일) 자정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로텐더홀 점거농성을 이어가겠다"며 쟁점법안 처리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또 점거농성 돌입과 관련, "오늘 낮 민주당 당직자 등 100여명이 국회 본청 안으로 불법진입한 일이 벌어졌다"며 "지난 연말과 같은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로텐더홀에 앉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 본청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의 출입제한 조치로 당직자 및 보좌진의 진입이 봉쇄된 상황이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점거농성과 관련, " 99마리 양을 갖고 있는 부자 한나라당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반드시 갖고야 말겠다는 오기 정치를 선언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런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오늘 밤까지 여야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의장으로서 마지막 중재에 나서겠다"며 직권상정 의사를 밝혔다.



김 의장은 특히 "여당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야당에 의해 막히기 때문에 이것을 직권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민생·경제법안뿐 아니라 여야간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련법도 직권상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