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대박' 골프존 내년 IPO

더벨 김용관 기자 2009.02.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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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1천억, 연평균 168% 성장

이 기사는 02월24일(08:1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어어..오비(OB)다."
"굿샷, 핀 1m에 붙었어. 버디 찬스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ㄹ빌딩 지하. 소문으로만 듣던 스크린 골프장을 찾았다. 초저녁인 8시에 불과했지만 여남은 개의 방은 이미 꽉찼다. 기다리는 팀만 3팀. 이용하려면 적어도 2시간은 기다려야 된다고 종업원은 말했다. 바로 옆에 있는 또다른 스크린 골프장도 마찬가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2~3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란다. 말그대로 문전성시였다.

많이 대중화됐지만 그래도 돈과 시간이 필요한 운동이 골프. 하지만 스크린 골프장 덕분에 일반 대중도 쉽게 골프를 접하게 됐다. 예전에 직장인들이 대포 한잔 걸친 후 당구 치러 가듯이 '골프 한 라운드'하는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말이 스크린 골프지 실제 라운딩의 느낌을 그대로 얻을 수 있다는게 이용자들의 설명. 3.6평 남짓한 공간에서 4명이 한번 라운딩하려면 적어도 3~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또 국내외 유명 골프장 중 원하는 골프장을 선택할 수 있다. 샷에 따른 결과가 골퍼의 속을 태우는 것도 똑같다고 한다. 오비도 있고, 벙커도 있다. 뒤땅, 토핑도 피할 수 없다.

비용도 저렴하다. 18홀 한라운드에 3만원 정도. 실제 라운딩이 20만원 정도하니 직장인호주머니 사정에도 딱맞다. 비오는 날도, 눈오는 날도 샷이 가능하다. 한겨울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져도 따뜻하게 라운딩할 수 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골프 매니아들에게 더할 나위없다.

실제 국내 스크린골프 1위업체(시장점유율 65%)인 골프존이 자체 집계한 결과 일일 평균 이용객이 약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위를 확대해 국내 스크린 골프 전체 이용자를 꼽아보면 일평균 약 3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엄청난 숫자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은 이웃집 이야기다. 골프가 언제 이렇게 대중 스포츠가 됐는지 놀랄 지경이다. 월별로 골프 성수기인 3, 8, 9월을 제외하면 모두 2007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겨울철인 1월과 2월에 각각 40%, 30% 증가세를 보였다.

이같은 인기는 매출로 드러난다. 2000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벤처업체로 설립된 골프존은 2002년 10억원의 매출을 처음으로 올린 후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기까지 4년이 걸린다. 하지만 2007년부터 말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다. 2007년 317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이 일년만에 3배 늘어난 1007억원(2008년)을 기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다보니 실제 라운딩을 나가는 것보다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불황이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존은 탄력을 이어받아 오는 2011년 5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핵심은 해외 시장 공략이다. 기본적으로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 세계 4대 지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세계 100대도시에 골프존 문화공간을 수출해 1차적으로 1억달러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골프존은 이와 함께 내년 중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골프존은 지난해 연말 한국투자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골프존의 폭발적인 성장성을 감안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공모금액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약 200억원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자들도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지난해 순익 200억원을 올린 골프존이 올해 2배 늘어난 4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최근과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IPO에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결국 시장 상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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