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환율 약골?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9.02.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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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떨어질때 바이코리아 가능성

 환율 상승으로 달러기준 한국주식의 가격메리트가 높아졌지만 당장 바이코리아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7695억원을 매수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날 거래에서도 135억원 순매도로 열흘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원 하락한 1489원에 마감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들로서는 한국주식이 매력적일 만하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지수는 원화기준으로 291.93으로 낮아졌고, 달러환산 기준으로는 더욱 낮아진 0.19에 머무르고 있다. 모간스탠리가 올해 평균 1150원, JP모간이 올해 평균 1300원, 연말 1180원의 환율을 예상하고 있다. UBS증권 역시 1300원대를 적정환율로 추정하고 있다.



 2월 10일 이후 외국인은 줄곧 셀 코리아다. 2월10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1조5118억원 순매도했다. 이와 궤를 같이해 환율은 1500원이 넘었다. 역으로 환율이 가격메리트를 높여 한국주식을 사도록 하는 유인이 되지만 아직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많다. 환율 상승 가능성이 없어지고 오히려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생길때 비로소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외인은 환율약골?"〓UBS증권은 환율이 급등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외국인들은 투자를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영우 UBS증권 대표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환율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장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대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당분간 환율불안이 계속될 경우 매수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현 시점에 외국인들이 환율 메리트로 매수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도 금융상황을 예단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선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쉽게 투자할 상황은 결코 못 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 불안'을 외인 매도세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원래 기본적인 입장은 '매도'였는데, 환율 메리트로 잠시 '매수'에 나섰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2월 들어 다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다시 '매도'로 돌아섰다는 것.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매수는 정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증시의 하락이 매도세를 더욱 자극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미국과 유럽등시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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