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큰손 "1550원은 돼야 판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02.23 15:17
글자크기
거액의 달러화를 보유한 개인자산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웃돌았으나 보유 달러를 파는 대신 시장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강한 탓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십만 달러 이상의 달러를 보유한 개인자산가들은 외환시장의 움직임만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25원까지 치솟으며 급등하자 보유 달러의 일부를 매도하며 환차익 확보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외국계 금융회사 PB는 "최근 고객들이 달러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특히 수백만 달러 이상 보유한 고객 일부는 환율이 1600원선 근처까지 오르면 연락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달러를 추가로 매수하겠다는 의향도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 고객은 이미 올해 초 환율이 1300원 초반 대를 기록할 때 달러를 사들이고 적당한 매도 시점을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정부가 외환시장에 고강도 개입을 통해 환율을 1240원대까지 떨어뜨리자, 오히려 올해 초를 매수 타이밍으로 잡은 '고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PB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만 해도 고객들은 기존 900원대 환율에 익숙해져 있어 1300~1400원대로 치솟는 환율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그러나 이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해도 담담한 반응"이라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PB는 "솔직히 환율 움직임은 우리도 예측하기 어려워 오히려 고객들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 시장규모에서 이들의 비중은 미미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이들의 매매 감각은 전문가 못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상당수 고객들은 원/달러 환율이 1550~1600원선에 도달하면 달러를 팔겠다고 한다"며 "당분간 3월까지는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