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1500 환율에도 파는 외인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9.02.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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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매수는 '환율'투자성격…망설이는 외인

원달러 환율 1500원대. 투자할 때 주가상승 못지않게 환율 메리트를 점검하는 외국인들로서는 한국주식이 매력적일 만하다. 모간스탠리가 올해 1100원대, JP모간이 연평균 1300원, 연말 1180원의 환율을 예상하고 있는 점을 봐도 그렇다.

2월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7695억3700만원을 매수했던 외국인들은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열흘 연속 순매도하면서 이달 들어 4554억원 넘게 매수분을 토해냈다. 선물 역시 최근 현물 매도에 대한 헤지용으로 매수하는가 싶더니 금세 매도세로 전환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은 환율 메리트로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23일 "지금은 환율을 예단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단순하게 경기싸이클만 보면 주가가 싸 보이지만, 미국 주요 은행들이 국유화될 때까지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통화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동유럽 위기가 말해주듯 현재는 이머징마켓의 위기감이 돌면서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도 금융상황을 예단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선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쉽게 투자할 상황은 결코 못 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 불안'을 외인 매도세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원래 기본적인 스탠스는 '매도'였는데, 환율 메리트로 잠시 '매수'에 나섰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2월 들어 다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다시 '매도'로 돌아섰다는 것.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매수는 정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증시의 하락이 매도세를 더욱 자극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미국과 유럽등시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은 '예측불가'라고 단언하고 있다. 한국 내부의 위기야 예상할 수 있지만, 해외변수만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홍 센터장은 그러나 한국시장은 다른 이머징마켓 국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센터장은 "다른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재정정책을 펴지도 못하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재정이 탄탄한 국가중 하나"라며 "대기업들의 재무구조 안정성도 세계최고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또 환율문제에 있어서 한국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현 위기는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환율은 보조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금융시장의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 전세계 증시가 여러번 바닥을 확인하는 'M'자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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