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들썩, 신용시장 불안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2.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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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에 은행 유동성 불안…외화 차입여건도 악화

은행채 금리가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의 외화 차입이 힘들어 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가 불안정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전체 신용채권 시장으로 '불길'이 번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민간평가사가 고시한 신용등급 'AAA' 3년물 은행채 평균 금리(19일 기준)는 5.13%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상승(가격하락)했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01%포인트 올랐고 만기 3년짜리 신용등급 'AA-' 회사채 금리가 0.04%포인트 상승한 데 비해 은행채 금리 오름폭이 컸다.



지난 18일 정부가 한은의 국고채 직매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채권 금리가 급락하던 때에 은행채 금리는 낙폭이 시원치 않았다. 이날 국고채 3년물과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각각 0.23%포인트와 0.26%포인트 떨어졌지만 은행채 금리는 0.07%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 12일에도 회사채 금리는 0.12%포인트 하락했고 은행채는 0.08%포인트 내렸다. 최근 들어 은행채 금리는 다른 채권금리가 급락하면 덜 떨어지고 상승하면 더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은행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금리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이 후순위채권 조기상환(콜옵션)을 거부한 후 은행에 대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불안심리가 커졌다"며 "통화옵션 상품에 가입했던 기업들의 환차손으로 인한 부도 가능성 등으로 이를 판매했던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도 금리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은행들이 달러로 차입했던 자금을 갚기 위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이조차 녹록지 못한 상황"이라며 "더구나 CRS(통화스와프) 금리가 마이너스(-)로 진입했기 때문에 달러와 원화를 바꾸는 과정에서 빌려준 원화에 대해 이자까지 물어야 하는 등 달러 조달 여건마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은행채 매입에 보수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은행스프레드(국고채 3년물과 금리차)가 지난해 11월말 3.50%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1.3%포인트대로 떨어진 만큼 가격 매력도 높지 않아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은행채 불안은 최근 안정세를 찾던 신용채권 시장의 불안을 부르는 악순환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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