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1등 조선강국의 긴 한숨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9.02.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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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들은 선주 지원, 중소형사는 여신 완화 요청

20일 오전 7시30분 삼성동 무역센터 52층 마르코폴로. 걱정스런 한숨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식경제부 이동근 무역투자실장과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해양, STX조선 (0원 %), 성동조선 등 조선업계 관계자들이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조선사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정부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세계 1위 조선강국답게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는 얘기로 시작됐다. 업계는 올해 선박 수출이 지난해 432억달러 대비 26% 증가한 5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올해를 넘어설 거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잠시 후 걱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선박 수주가 극히 미미해 수주잔량이 소진되는 2~3년 뒤가 문제라는 의견들이었다.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선주들이 국제금융 위기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도금 지급시기와 인도시기 연기를 요청하고 있어 선박 인도전까지 수출보험공사(수보)와 수출입은행(수은)이 제작금융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선박 인도시 대금의 100%를 지급하던 방식을 선박 인도 후에 잔금의 30~50% 연불 지급이 가능하도록 수은과 수보가 도와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자금난에 몰린 선주들의 어려움을 부분 해소시켜줘야 조선업체도 살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대형 조선사는 그래도 나은 편. 중소 조선사는 호황일 때 선주가 자금을 조달하는 구매자 신용방식이었으나 지금과 같은 불황에선 자금력과 신용도가 높은 조선사를 선호하게 돼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금융조달에서 융통성을 발휘해달라는 게 이들의 일관된 요구였다. 수보가 보증하는 대출에 대해선 은행의 여신한도에서 제외해 기업의 여신한도 부담을 줄여달라는 구체적 요청이 뒤따랐다.

자리를 함께 한 수은 관계자는 선박제작자금으로 올해 1조6000억원을 지원하고 기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수보 측 인사는 다수의 선박 건조 계약을 하나로 묶어 한 번에 큰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풀링(Pooling) 방식을 도입하고 중소 조선사에는 수출신용보증으로 1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시간 30분만인 오전 9시 간담회가 끝났다. 정부의 지원 방안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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