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환율 직격탄, 전선 재정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2.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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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안정 없인 하단 가늠 힘들어

국내증시가 원/달러 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신음했다.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5원까지 거래되며 증시의 최대 악재로 부각됐다.

종가에서 소폭 하락하며 1506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원/달러 전날보다 25원 오르며 외국인들의 매도를 촉발했다.



코스피지수는 20일 전날에 비해 41.15포인트(3.72%) 내린 1065.95로 마쳤다. 최근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100선도 환율 폭풍에 휩쓸렸고, 1000선을 불과 65포인트 남겨뒀다.

주간 장중 등락률로는 10.61% 급락해 올들어 최대였다. 주간 단위로 장중 10%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3째주 -16.0% 이후 3달만이다.



당시에도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환율이 큰 몫을 차지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주중 11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대두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증시의 급락에 일조했다.

외환관계자들은 대형 조선사의 수주 계약이 취소되거나 발주시점이 연기되는 등 국내 수출업체의 실적 악화가 외화부족 문제로 부각되면서 환율 급등세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대형 달러매물로 환율 하락세를 주도했던 조선사들이 지난해 말 수주가 끊기면서 네고물량이 줄어 환율 하락압력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조선사들이 상반기 실적만회를 위해 환율이 더 오를 때까지 달러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환율이 더 오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이와 같은 영향으로 조선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은 13.3% 급락한 1만9650원에 마감됐다. 지난 달 23일 이후 한달만에 종가기준으로 2만원이 붕괴됐다.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도10.2%와 9.0% 하락 마감했다. 조선주 뿐 아니라 다시 엄습한 환율 공포로 전기전자와 철강금속, 은행 등 대부분 업종도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증시가 당분간 하단을 가늠하기 힘든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투자정보파트장은 "한마디로 내일을 가늠하기 힘든 불투명한 상황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예측하기 힘든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동유럽국가의 모라토리엄(채무유예선언)과 GM 파산 위기 등 해외발 악재가 현실화되면 또 한차례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기술적으로는 1000선에서 지지력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지만 말 그대로 기술적 분석일 뿐"이라며 "다만 현금을 확보한 투자자들은 1000선 이하로 내겨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예전처럼 저가매수의 기회를 다시 맞을 수는 있겠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도 "환율이 안정돼야 증시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이 체력을 회복 할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환율 변수에 대한 요인이 나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원화가치 약세는 염두에 둬야 한다"고 관측했다.

외환수급은 최근 3년 사이에 한국의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동유럽이 국가부도위기에 까지 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수출 비중이 큰 미국과 중국도 자국산 제품 사용을 꾀하는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글로벌 소비위축에 따른 수출 둔화에 시달리는 한국이 보호무역까지 가세하면 무역수지의 흑자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라는 해석이다.



류 팀장은 "정부 당국도 외환수급이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마당에 섣불리 선제적으로 외환시장에 뛰어들 여지가 적을 것"이라며 "실탄을 아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분간 환율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 1000선 부근에서 단기반등을 노린 '스마트머니'가 유입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류 팀장은 "동유럽 위기에 대해 채권국인 서유럽의 대책과 개입이 기대되고 각국의 정책이 다시 힘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되돌림 기대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며 "지지선이 후퇴하기는 했지만 1000선에 대한 지지력이 다시 대두될 공산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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