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한없이 매서운 꽃샘추위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2.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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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올 때도 됐는데 곰은 겨울잠에서 깨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곰이 다시 한번 재주를 부리더니 전일 뉴욕 증시는 6년래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89.68포인트 떨어진 7465.92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2년 10월2일 이후 저점이다.



뉴욕 증시의 19일 급락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우선 비교적 안전권으로 분류되던 대형 기술주가 급락을 주도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지난해 11월의 전저점도 내줬다.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한 증시는 한동안 무방비 상태로 추가 하락 위험에 맞서야 한다. 이는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자위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충분히 재차 낙담할 만한 소식이다.



최근 뉴욕 증시를 보자면 경기부양책도 주택시장 지원책도 아무 소용이 없는 듯 하다. 정부는 시장을 되살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은 시장의 마음은 좀체 녹지 않고 있다.

정부 대책이 오히려 시장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실망감을 표출하며 뒷걸음질치고 있다. 시장이 점차 정부 정책에 대한 만성 불신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증시 부진에서 굳이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주식 거품이 많이 빠졌다는 점이다. 뉴욕 증시는 전일의 급락으로 6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미국 경기는 수십년 전으로 회귀한 지 오래다. 최근 경기에 비하면 증시는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원론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증시와 경기는 동일한 방향성을 갖는 게 정상적이다. 물론 증시와 경기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시와 경기의 엇갈린 방향성은 버블이나 이상 과열 등의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뉴욕 증시가 언제쯤 명확한 회복세로 돌아설런지는 확실치 않다. 여전히 뚜렷한 반전 모멘텀이 눈에 띄지 않는다.



개장에 앞서 물가 지표가 발표된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0.1%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자 500만명 시대를 알리며 전일 뉴욕 증시 패닉의 원인이 됐던 고용지표와 마찬가지로 시장에 악영향을 줄 만한 성적이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 대비 0.1% 상승세를 기록했다.

개장 전 발표 예정인 소매업체 로우스와 JC페니의 분기 실적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로우스와 JC페니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57%와 52% 각각 감소한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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