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 표정관리하는 업체는?

백운 한가람투자자문 상무 2009.02.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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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 인사이트]

환율급등에 표정관리하는 업체는?


온통 환율 얘기이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1월말 1505원에서 금년 1월 초 1295원으로 하락했지만 전일 1468원으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전 고점인 1505원 돌파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환율 상승과 함께 작년 12월 이후 2개월 간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도 순매도로 전환되었고 주가지수도 하락으로 전환되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주식시장보다는 환율이야말로 신의 영역인 것 같다. 연구기관들은 금년말 원/달러 환율을 1300원 이하로 낮게 전망하고 있는데, 과거 경험으로 볼 때 틀린 경우가 많았고 예상치가 한 방향으로 몰리면 반대로 가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당시에도 달러 약세 전망이 주류였고 당연한 추론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러의 강세였다. 글로벌 위기의 원인이 있는 국가가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억울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환율은 예측이 어렵다.



이번 환율 상승은 동유럽국가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연장 우려, 미국 상업금융기관의 추가손실 가능성 등이 겹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중 동유럽국가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향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지원 규모가 클 수밖에 없고 유럽은행들의 추가 부실 우려가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여기서 또 하나의 환율 전망치를 제시할 생각은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IMF가 금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조기에 1300원 이하로 하락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환율이 상승할 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적이 드물다. 환율이 약하다는 것은 경제와 기업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년 12월 이후 2개월간 순매수를 한 외국인이 환율에서만 6~7%의 손실을 입었으며 7일째 1조원의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점, 주식편입비중을 90% 이하로 낮게 유지하던 국내 기관들이 주식비중을 충분히 높여 추가 매수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 주식형 수익증권에서 개인의 자금 이탈이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이 강한 반등을 보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일반인이 느끼는 환율의 영향은 해외여행 경비와 수입물가가 오르는 정도이지만, 기업이 느끼는 영향의 정도와 기업별 차이는 크다. 최근 기업을 탐방할 때 최대의 화두는 환율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업체, 항공사, 정유사 등은 비상이 걸린 반면 수출업체들은 호기를 맞았다. 수출업체들은 환율의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언제 다시 떨어질 지 모른다고 우려하지만 표정관리 정도인 것 같다. 모 대형전자회사 CEO는 환율이 이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희망사항도 피력한 바 있다.

환율이 1500원대를 뚫고 계속 빠르게 상승한다면 금융시장이 교란되면서 수출기업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환율이 1500원대에서 저지되고, IMF의 전망처럼 수출보다 내수의 부진이 더 심하고, 고용이 감소한다면 주식시장의 반등 여부를 논외로 하더라도 수출주의 상대적 강세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개월간 내수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환율의 수혜를 받는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신성장주와 수출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는 상당한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현금, 재생에너지주와 수출주를 적절히 섞은 포트폴리오가 정답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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