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화차입 "타이밍도 못잡아"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2.18 17:09
글자크기

정부, 은행권과 이달말 도쿄 등지서 해외로드쇼

미사일, 환율, 우리銀 콜옵션 포기…
3월 중순 후에야 차입 이뤄질 듯


외화 자금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급격히 얼어붙었다. 시중은행의 외화채권 발행은 3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외화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실무자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한국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3개월만에 400bp를 넘어섰다. CDS상승은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조달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요즘 고민을 지난해 말 채권발행에 빗댔다. 그는 "당시 후순위채를 발행할 때 금리가 8% 선이었다 며칠 후 추가발행을 하는데 5%로 뚝 떨어졌다"며 "외화채권 발행도 결국 타이밍인데 언제가 좋을지 딱 부러지게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복합적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불확실성으로 단기투자가의 손길은 뚝 끊겼고 오는 3월 결산인 일본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은 현실화했다. 원/달러 환율의 아찔한 행보와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위기설은 설상가상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리스크 때문에 4~5일 전부터 1년 이하 단기물 수요가 한 건도 없다"며 "투자가들은 일단 미사일 리스크가 해소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우리은행이 4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권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포기한 것이 이슈가 됐다. 현명한 선택인지 아닌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시중은행의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의 외화지급보증 없이 자체신용으로 시장에 나갈 채비를 하던 시중은행들은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미국 '135일룰'도 제약요인이다.


정경채 산업은행 국제금융본부장은 "시중은행은 분기별로 채권발행을 신고하는데 미국 증권거래법에 '135일룰'이 있어 지난 3분기 재무제표 기준으로 발행할 수 있는 기한은 지난 15일로, 이미 지났다"며 "4분기 결산이 나오는 3월 중순 이후에야 발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의 외화차입금은 350억달러 수준. 이중 180억달러가 1분기에, 100억달러가 3월에 몰려 있다. 은행권에선 만기연장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은행 및 공기업과 함께 이달말 일본을 시작으로 합동 해외로드쇼(투자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로드쇼는 노무라 주선으로 진행되는데 공기업 1~2곳과 기업은행 등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