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큰 별이 졌다"···이어지는 조문행렬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2.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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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봉진 기자ⓒ 홍봉진 기자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이 슬픔에 휩싸였다. 민주화의 산증인으로서, 큰 어른으로서의 삶을 애도하기 위한 발걸음도 바빠졌다. 조문행렬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김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을 찾아 조문을 마쳤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으로 김 추기경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대통령은 조문에 앞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김수환 추기경은 안구기증을 통해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희생정신이라는 큰 메시지를 우리 모두에게 던졌다"며 "그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우리가 보배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는 우리 민족의 어른을 보냄에 있어 인간적으로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김영삼 전 대통령도 애도사를 통해 "암울했던 독재시절 우리 국민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큰 힘이 돼 줬던 김 추기경이 이렇게 가셨다니 그저 아쉽기만 하다"며 "진심으로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들은 특히 김 추기경과의 야당 시절 인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김 추기경이 방문해 차입금을 넣어준 일화를 소개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단식 당시 김 추기경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 밖에 정치권에서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이 조문을 마쳤다. 종교계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신자들의 방문도 이어져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일반인의 조문 행렬은 시종일관 길게 이어졌으며, 3~4시간을 기다려야 조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명동성당은 조문객들로 가득찼다.

김 추기경의 시신은 현재 명동성당 대성당에 안치돼 있으며, 오는 20일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 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반인들은 매일 새벽부터 자정까지 유리관 안에 안치된 김 추기경을 조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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