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바이 아메리칸, 미국에 도움안돼"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2.1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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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기자간담회-"런던 G20회담서 보호주의 심각하게 논의'

사공일 대통령 경제특보겸 대통령 직속 G20조정위원장은 미국 상원을 통과한 경기부양법의 바이아메리칸(Buy American) 조항은 미국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바이아메리칸 조항이 초래할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히 대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4월 런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유럽주요국에 이어 미국을 방문한 사공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영국 브라질과 함께 G20 의장단으로서 회담 의제 설정과 실무협의 등을 주도하고 있다. 런던 G20 회담에서는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1차 G20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제의로 합의된 '보호무역조치 동결(Stand still) 결의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사공위원장은 이날 미 의회에서 최종 확정된 경기부양법안이 사회간접자본 투자시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바이아메리칸 조항이 포함된 것은 미국이 앞장서 '스탠드 스틸'결의 정신을 훼손한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사공장관은 미국이 보호주의 정책을 펼 경우, 다른 나라들도 이를 따라가게 되고 결국은 미국의 손실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철강산업같은 경우 고도의 자본집약산업이기 때문에 실제 고용효과가 미미하다는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미국내 고용증대라는 명분으로 '바이 아메리칸'정책을 고집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이에 대응, 미국 철강제품 수입을 규제하게 되면 훨씬 더 많은 미국내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고 IIE는 지적한바 있다.


사공위원장은 G20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가 중고차 관세를 올리고 자동차 부품수입을 제한했으며 인도네시아가 수입허가제를 광범위하게 도입하는 등 미국뿐 아니라 각국으로부터 보호주의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금융보호주의(Financial protectionism)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누군가가 이를 막아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자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G20회담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G20정상들이 보호무역 조치 동결을 선언한데 이어 4월 다시 이에 대한 좀더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20의 선언은 '법규(Rule)'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결의를 위반했다고 해서 이를 처벌할 수도 없다"고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룰'로서는 한계가 있으며 정상들이 정치적 의지를 표명하는게 더욱 필요하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아메리칸' 조항이 우려하는 것처럼 특정국가의 부양정책 효과가 다른 국가로 이전되지 않으려면 세계 각국의 재정확대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공위원장은 런던 정상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적어도 국내총생산(GDP)의 2%를 투입하기로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같은 결의가 금년중 '실질 지출'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올해 GDP의 2.6%의 재정확대를 실행할 것이며 추경예산을 감안하면 재정확대규모가 GDP의 3.6%에 달해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재정지출을 하고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공 위원장은 G20 준비협외와 더불어 기능과 조직이 대폭 확대될 예정인 금융안정포럼(FSF)에 한국이 가입할 수 있도록 방문국 관계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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