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라면" 실적으로 입증됐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9.02.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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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라면매출 31% 늘어, 삼양식품도 20% 성장

"불황엔 라면" 실적으로 입증됐다


식품업계의 '라면은 불황에 더 잘 팔린다'는 오랜 속설이 사실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기침체의 그늘 속에서도 라면업체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13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효유 1위 기업인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발효유보다 라면으로 더 쏠쏠한 재미를 봤다. 발효유 매출이 6000억 원대에서 주춤하고 있는 반면, 라면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31%나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분 5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이 라면사업에서 나왔다. 매출 성장세만큼은 주력 사업인 발효유가 전혀 부럽지 않은 상황이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불황에 라면이 잘 팔린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식품업계를 강타한 먹거리 파동에도 라면 매출이 전년대비 2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물질 파동으로 온라인에서 경쟁사 제품의 불매운동이 일어난 것도 반사이익 요인도 있고 라면가격을 100원씩 인상하기도 했지만, 가격 상승분(제품별로 10~14%)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작년 2/4분기 말(5~6월)부터 라면 판매량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따로 프로모션을 한 것도 아닌데 월 5만 박스이상 팔렸다. 올 1월 판매량도 아직 집계가 정확히 되지는 않았지만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감자라면', '우리밀라면' 등을 판매하는 사조해표 (8,380원 ▼40 -0.5%)도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보다 라면 매출이 38% 늘었다. 구정연휴 때문에 영업일수가 적었던 지난 1월에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31% 증가했다. 가격을 7% 올렸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매출이 오히려 크게 늘었다.

라면의 지존 농심 (399,000원 ▼21,500 -5.11%)도 작년 한 해 라면 매출이 15% 늘었다. 가격을 12%가량 올리기도 했지만 이물질 파동의 중심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증가세다. 다만 업계 1위라 볼륨이 큰 만큼 성장률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불황엔 소비자의 식품 구매 패턴이 고가의 냉장식품보다는 라면이나 삼각 김밥 같은 저가의 스테디셀러 쪽으로 바뀌는 성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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