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 국민 상품권 지급 "효과있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2.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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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매출 10%이상 상승… 당·정 하반기도 지급 검토

세계 각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직접 돈을 쥐어주되 현금화는 할 수없는 대만의 '상품권 지급'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달 18일부터 2300만명에 달하는 전국민들에게 3600 대만달러(약 1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이나 기업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물품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소비권)을 나눠줌으로써 직접 경기부양을 이끌겠다는 계산이다.

대만의 경기부양책은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대만 백화점들은 매출액이 10% 이상 상승했고 현지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는 73%의 응답자가 "소비권이 경제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현금을 지급하는 일본의 정액 급부금이나 미국의 세금환급, 한국의 유류환급금 등의 방식은 그동안 경기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금을 물품 구입에 사용하는 대신 저축을 하려는 성향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만의 '상품권 지급' 방식은 용도가 물품구매 등 소비와 직결돼 고스란히 경기부양 효과로 이어진 데다, 구정연휴 업체들의 판매경쟁과 맞물려 승수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대만 정부가 지급한 소비권은 500 대만달러 6매, 200 대만달러 3매 등이며 예금을 하거나 현금으로 교환하는 행위가 금지돼있다. 사용기간도 오는 9월30일까지로 제한돼있다. 지금까지 발행된 소비권 총액은 약 835억 대만달러(3조4486억원)로 전 주민의 95% 이상이 수령했다.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 시내 상가에는 '소비권 환영'이라고 적힌 포스터나 깃발을 내건 점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백화점이나 대기업 계열 마트 등에서는 소비권 사용시 3~4%의 할인혜택을 주는 등 기업들의 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학원가에서도 소비권으로 결제할 경우 수강시간을 늘려주는 등 혜택을 주는 학원들이 등장하면서, 시중에서는 소비권을 현금으로 구입하려는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백화점의 1월 매출액이 10% 이상 증가하는 등 소매업체들은 즉각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대만 경제건설위원회는 당초 소비권 지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66%p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소비자들의 심리개선 등으로 인해 실제 효과가 1%p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고무된 마잉주 대만 총통과 여당인 국민당은 하반기 추가로 소비권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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