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최종 납입 연장··영향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2.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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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계 선주들 선박인도 연장 타진
- 현대重 등 타 조선사 확산 여부 관건


STX조선 (0원 %)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선박에 대한 최종 납입 시점이 연장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잇따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STX조선은 지난 6일 정정공시를 통해 한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벌크선 4척 중 1척에 대해 선종을 PC탱커 2척으로 변경하면서 계약 만료일을 기존 2010년 6월30일에서 2011년 11월30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국내 상장 조선업체 가운데 선박 건조 계약 만료일 변경이 공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주 금액의 경우 원화 기준으로는 4000억원에서 591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달러화 기준으로는 기존 계약일인 2007년 11월27일 환율(928.2원) 기준 4억3094만달러에서 계약 변경일인 지난 2월6일 환율(1382.7원) 기준 4억2742만달러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이후 전 세계적인 해운경기 침체로 선박 수요가 갑자기 줄어든 가운데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선주들이 대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조선사에 대한 발주 취소 또는 인도 연기 요청 등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CMA-CGM과 스위스 MSC 등이 자금난을 이유로 한국 대형 조선업체에 선박 인도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직까지 비공식적인 협의에 그치거나 발주금액이 공시 기준인 연 매출액의 5%에 못 미쳐 공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 건들 가운데 최근 인도 지연되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며 "다만 규모가 작아 수주 당시 공시되지 않았고, 때문에 정정공시도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 대금의 약 50%에 해당하는 잔금 납입도 미뤄져 조선업체 입장에서 매출액이 발생하는 시점도 늦어진다. 그러나 STX조선의 경우 선종 변경 및 계약 만료일 연장과 함께 선납금 비율을 종전보다 다소 높였다.

STX조선 관계자는 "계약 만료일은 다소 연장됐지만 선납금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체적인 현금흐름은 오히려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선박 인도 연기 사례가 STX조선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조선업체로도 확산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선박 인도 연기가 조선업계 전체로 확산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인도가 연기될 경우 전체 생산계획에 어느 정도의 차질을 가져올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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