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출마 논란…"기 싸움 시작"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9.02.09 14:14
글자크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당내 386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 전 장관측도 이같은 비판을 반박하며 입장 표명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당 대변인직에서 사퇴한 최재성 의원은 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은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며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얼마 안돼 아직까지 책임론에서 분명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정 전 장관의 경우 적어도 당내 합의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복귀에 무리수가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에도 거듭 비판적 입장을 피력하자 정 전 장관측은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정 전 장관측 김영근 공보특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전 장관은 재보선 출마문제를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며 "당사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도리이자 예의"라고 밝혔다.

김 특보는 "아직 출마의사를 밝힌 것도, 출마선언을 한 것도 아니다"며 "(재보선 출마에 대해) 생각해서 판단하겠다고 한 사람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의원을 겨냥, "386 출신의원들은 뭐가 그리 두려워서 그러느냐"며 "정세균 대표의 대세몰이에 들러리가 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일관되게 정도를 걸어왔고 옹졸하게 정치를 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를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원들의 명령을 받들어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 핵심관계자는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측의 기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며 "정 대표쪽도 앞으로 여론조사 등을 통해 주장과 입장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공천심사위 구성도 3월로 늦춰졌고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당내 분열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 전 장관이 반기업적 인물도 아닌데 출마한다고 해서 개혁공천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겠냐"며 "정 전 장관이 자신의 입지를 당내로 축소하고 제한한다면 당과 본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는 이날 전북 출신 의원들과 회동한데 이어 오는 11일에는 전남 출신 의원들과도 만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는 정 전 장관의 출마 논란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386 출신 의원 중심 모임인 '개혁과 미래를 위한 모임'과 민주연대 등 당내 계파들의 모임이 이어지면서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와 관련한 당내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