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후 삼성전자 강세 원인은 무엇?"

허필석 마이다스에셋 주식본부장 2009.02.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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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 인사이트 ]

"설이후 삼성전자 강세 원인은 무엇?"


새해들어 국내 주식시장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의 청산 및 유동성 위기라는 뉴스에 하루에만 10%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특히 요즘 발표되는 지표나 실적은 사상 최악이지만 주식시장은 오히려 연초대비 상승흐름을 보이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이같은 주식시장의 견조한 흐름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혹자는 작년에 대규모로 한국 주식시장을 팔았던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이라는 수급적인 논리를 제시한다. 또다른 이는 작년 한해 40% 하락한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 차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또다른 논리적 근거가 존재한다. 바로 2차 미분값의 논리다.

지난 1월23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동사는 작년 4분기 9,400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적자규모가 3~4천억대였기 때문에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설연휴를 지나고 첫거래일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는 코스피 지수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반도체 부문의 해외 경쟁사의 청산 소식도 일정 역할을 했으나, 이것만 갖고 최근 급등을 설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3천억), 2분기(+1천억), 3분기(-3천억), 4분기(-4천억)을 기록했다고 하자.

전분기 대비 증감액(1차 미분값)을 계산해보면 2분기(-2천억), 3분기(-4천억), 4분기(-1천억)으로서 분기별로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흐름을 말해준다.


보다 신중한 투자자라면 4분기 적자폭이 가장 크고 3분기 대비로도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아직 투자하기에는 멀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주가의 기본 속성이 향후 전개될 흐름에 대한 기대치를 현시점에서 가격으로 반영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한다면 보다 능동적인 투자자는 다른 대안을 선택할 것이다. 즉 계속 나빠지고 있는 실적 수치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나빠지는 정도가 완화되는 시점, 즉 2차 미분값이 (+)로 전환하는 시점을 투자시점으로 저울질하게 되는 것이다.



예로 든 기업의 경우, 능동적인 투자가라면 3분기부터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할 것이고, 주가도 3분기가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2008년 4분기가 2008년 3분기보다 나빠진 정도로 보면, 최악의 수치이었기에 다음 2009년 1분기에 웬만한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는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2차 미분값을 따지는 것은 주가의 전환시점을 포착하기 위한 하나의 테크닉일 뿐이다.



어쨌든, 항상 예상을 한발 앞서가는 것이 주식시장이라는 것을 삼성전자 주가는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식투자가 ‘과학’ 보다는 ‘예술’에 가깝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같은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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