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TX그룹의 STX팬오션과 골드만삭스 계열사인 트라이엄프는 지난해 말 주당 8만9205원에 대한통운 지분을 처분했다. 처분 계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한통운과 금호렌터카 합병 결정이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 2000억 ~ 3000억원대의 돈은 유동성 확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들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게 됐다.
감자 기준일이 4월21일이고 감자 대금이 입금되는 날은 오는 5월14일로 STX와 골드만삭스는 3 ~ 4개월 정도만 참았다면 보유 주식의 절반(48%)에 대해 감자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대한통운 주가에 따라 추가로 처분이 가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STX와 골드만삭스가 기존 주주에서 빠져나가면서 대한통운에서 5800억여원의 돈을 썼지만 감자 대금 지급에서 역시 그 정도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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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STX 등은 조기 현금 확보(주식 매각)과 유상 감자에 응하는 것과의 양자택일에서 현금 확보를 택했고 당시로서는 최선이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회사쪽에서는 “대한통운이 주당 13만 ~ 15만원대로 유상감자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대한통운의 거래량을 감안할 때 감자 이후로도 주식 전량 처분이 어려울 것이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금호아시아나쪽에서 내부 거래(계열사간 자산매각 등)를 통해 대한통운의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조기 현금 확보를 택한 것”이라며 “감자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3만 ~ 4만원 늘었지만 액면 그대로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호렌터카 합병 등을 전후해 대한통운 주주들의 고민은 컸지만 금호아시아나쪽에서 유상감자의 주도권을 쥔 만큼 그룹쪽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