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거물 재보선 격돌하나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2.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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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빅매치 가능성···'부평을'서 격돌?

집권 여당의 대표와 대통령 후보였던 정치 거물이 오는 4월 재보궐선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장고에 빠진 두 주인공.

두 사람은 재보선을 두고 탐색전을 펼치는 모습이지만 속으론 사실상 출마를 결정한 상태다.



박 대표는 5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4월 재보선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출마를 시사했다. 또 "적어도 2월은 지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시기가 되면 분명히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지역에 대해서도 "수도권에는 인천 부평을이 하나 비어있으니 (언론에서) 그런 것으로 얘기하는 것"이라며 "제가 어떻게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역시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인천 부평을 외에 경남 양산 출마도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경남 양산의 경우 허범도 한나라당 의원의 재판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

인천 부평을은 구본철 한나라당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으로 야당 의원이 출마할 경우 박빙이 예상되는 곳이다.


박 대표에게 이번 재보선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원외 대표'라는 한계를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 대표로선 재보선에서 승리해 의원직을 찾아 집권 여당의 대표로 리더십을 확실히 다지고 싶은 욕심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 전 장관도 재보선 출마 의사는 굳힌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의 옛 지역구였던 전주 덕진과 인천 부평을을 놓고 저울질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를 두고 민주당 내 분위기는 반반이다. 당내 주류측과 386 인사들은 정 전 의원의 출마에 부정적인 반면 비주류 연합체인 민주연대는 정 전 장관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

전북도당 위원장인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대통령 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또 나오냐는 얘기도 있고 당력을 보충하기 위해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지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이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전주를 포기하고 부평을에 나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부평을에 출마하면 한나라당 박 대표와의 한판 경쟁이 이뤄지며 재보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이미경 당 사무총장은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박희태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한다면 민주당도 당당한 승부수를 던질 준비는 돼 있다"며 정 전 장관의 이 지역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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