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국내證 "사라" vs 외국계 "팔아라"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9.02.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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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證 "영업실적 우수" vs 외국계 "자회사 우려+주가도 비싸"

두산중공업 (17,960원 ▼750 -4.01%)을 바라보는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이 확연하게 나뉘고 있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앞세워 '매수' 추천이 다수인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부정적 시각에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이 나뉘는 이유는 두산중공업 실적의 두가지 축인 영업수지와 자회사 지분법 평가 중 어느쪽에 무게중심을 두느냐에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4분기에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32% 증가한 1조9094억원,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177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하지만 지분법 평가손실, 환차손 등 영업외손실이 증가해 2030억원의 세전손실을 나타냈다.



◇국내 증권사 "영업실적 '굿'"

국내 증권사들은 두산중공업의 작년 4분기 영업실적이 우수한 점, 발전부문 성장모멘텀 지속 등을 들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실적이 사상최고치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며 "영업외손실이 늘면서 세전기준 적자전환했지만 영업외수지는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주잔액과 매출액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이는 발전부문에서 성장모멘텀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영업외 악재요인은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수주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로 적정주가 10만원과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이봉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넘어서는 우수한 실적"이라며 "자회사 실적 부진은 예상보다 컸지만 2010년 이후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두산중공업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목표주가도 기존 9만원을 고수했다.

◇외국계 증권사 "자회사가 문제..주가도 비싸"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영업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자회사 리스크와 현재 주가가 너무 비싼 수준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맥쿼리증권은 두산중공업의 올해 수주 우려, 해외 자회사들의 부진, 높은 주가 수준 등을 이유로 투자의견 '비중축소'와 목표주가 3만5000원을 유지했다. 특히 목표주가 3만5000원은 현재 주가 7만5200원(4일 종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맥쿼리증권은 두산중공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우선 올해 수주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공업 분야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JP모간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우수했지만 자회사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낮은 6만7000원으로 유지, 사실상 '매도' 의견을 제시한 셈이다.



JP모간은 두산중공업의 현재 주가는 핵심사업에서의 안정적인 전망을 이미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회사들의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상승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UBS 역시 미쯔비시중공업, 알스톰 등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비싸다고 지적했다. UBS는 "2010년 예상 수익을 기준으로 미쯔비시의 P/E는 12.0배, 알스톰은 9.7배인 것에 비해 두산중공업은 17.9배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6만4000원, '중립'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목표주가 6만4000원은 사실상 '매도'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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