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수감 중 보내온 '인터뷰'

정현수 기자 2009.02.04 11:56
글자크기

진위 논란 "황당하다"···재판 이후 논객 활동은 "자제"

ⓒ임성균 기자ⓒ임성균 기자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있는 '미네르바' 박대성씨(30)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진위논란에 "황당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또한 사회로 돌아와서 대학 편입과 함께 공부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고, 당분간 인터넷 논객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박대성씨의 재판에 앞서 박씨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다. 박씨를 변호하고 있는 박찬종 변호사를 통해서다. 미리 준비된 질의서를 변호인을 통해 박씨에게 전달했고 박씨가 불러주는 내용을 변호인이 받아적는 방식이었다.



박씨는 답변서를 통해, 잇따라 제기된 진위논란에 거부감을 보였다. 특히 자신을 가짜로 지목한 월간 신동아에 대해서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는 "너무나 황당한 논리라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측은 현재 신동아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박씨를 둘러싼 진위논란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들어봤다.



- 신동아가 진짜 미네르바는 따로 있다는 K씨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읽어봤는지?
▶ 잘 짜 맞추었다. 나를 가짜라고 주장하는데,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정체성 문제다. K씨는 직접 나와 해명을 해라.

- 본인이 미네르바가 맞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자백하지 않았으면 구속까지 안 갔을 수도 있었는데?
▶ 내가 쓴 글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 대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심경은?
▶ 터무니없는 말들이다. 내가 쓴 글들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왜 내 글에 대해 욕심을 내는지 모르겠다.


- 국민들이 미네르바 진위와 관련해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가짜였으면 구속되어 교도소에 오지 않았다.

- 지난해 12월29일 아고라에 올린 글 중 "내부 참고용으로 만들어 놓은 걸 잡지사에 가져다가 팔아먹은 놈이 있지 않나"라는 문구가 논란이다. 제3자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데?
▶ 여기에서 잡지사란 신동아를 가리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신동아에 기고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동안 내가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게시한 여러 글을 누군가 취합해 신동아에 제공했다는 의미다.

-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직업 등 신분을 속인 이유는?
▶ 직업을 속인 것은 내가 그렇게 되고 싶다는 희망의 표현이었고, 고구마 파는 늙은이라고 한 것은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다.

- 미네르바 글에는 외신을 인용한 부분이 많다. 본인의 외국어 실력은?
▶ 영어는 중간 정도이고 일본어는 조금 배우다 말았다. 그리고 외신은 여러 블로거들이 실시간으로 번역을 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대부분 그것을 참고했다.

- 주식에 10원도 투자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주식을 하지도 않으면서 주식 전문 사이트인 팍스넷에 왜 그렇게 많은 글을 올렸는지?
▶ 변화도 주고 글을 쓰고 싶어서다.

- 팍스넷에 올렸던 여러 필명 중 '옆집김씨', '헤르메스' 등의 의미는?
▶ 쓰고 싶은대로 썼다. 친근감도 있고. 헤르메스는 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본 기억이 있다.

- 다음 아고라와 팍스넷 외에 활동했던 인터넷 커뮤니티는 있었는지?
▶ 없다.

- 재판 일정이 정해졌다. 심경은?
▶ 법정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할 것이다.

- 재판이 끝난 뒤의 계획은?
▶ 2년 전부터 대학 편입을 하려고 했다. 재판이 끝나면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 경제학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 미네르바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재판이 끝난 뒤 다시 글을 올릴 의향이 있는지?
▶ 당분간 자제하겠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 나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다. 그저 인터넷 공간에서 어려운 주위의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으면 하라고 글들을 올렸는데 이렇게까지 시끄러워지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