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무거웠다. “하루하루 간신히 넘기고 있다”, “정부는 자구책을 내놓으라는데 조그만 부품사가 더 어떻게 구조조정하나”는 푸념이 이어졌다. 전장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한 대표는 “정부와 금융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지 우리끼리 모여서 회의한다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총회가 시작하자 200석 남짓한 자리는 가득 차 많은 사람들이 서서 회의를 함께 했다. 이날 부품사 206개, 통합구매업체 270개사 등 476개사가 공식 채권단을 구성했으며 단장은 법원으로부터 선임된 오유인 세명기업 대표가 맡았다. 변호사 선임절차와 정부 및 금융기관을 상대로 지원 촉구방안 등 실무 사항과 활동 일정 의결도 마쳤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부품 하나만 제대로 공급이 안돼도 정상적 생산이 불가능하다. 이미 쌍용차는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못해 일부 차량을 나중에 조립하는 등 비정상적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이승철 쌍용차 구매담당 상무도 “앞으로 10일 단위로 현금결제를 할 계획”이라며 “신차 ’C-200’ 프로젝트 추진과 생산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부품공급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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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협력업체들은 이날 쌍용차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동관리인으로 법원이 내정한 이유일 전 현대차 해외담당 사장과 박영태 쌍용차 기획재무 담당 상무에 대한 동의안도 통과시켰다. 이번 주 내 공식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쌍용차의 정상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병훈 채권단 사무총장은 "채권회수를 위해 모였지만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쌍용차의 회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가며 "정부, 정치권 및 금융기관이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이불 속 만세'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